한미 관세협상 결과 한국이 약속한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한국과 미국 양국간 온도차가 확연하다. 특히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둘러싼 양측간 간극차이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측은 한국의 투자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과 함께 회견을 갖고 한국의 대미 투자에 대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에 한국이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에서 “내 행정부가 한국과 체결한 협정 덕분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중 하나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정부는 최대 20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6GW(기기와트) 규모의 발전 시설, 8개의 새로운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와, 드디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뒤 발언한 러트닉 장관은 원전 8기 건설에 1200억 달러, 텍사스 가스발전소에 220억 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했으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해선 “5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이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한국 정부가 원전 투자 및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지만, 한국 정부는 해당 사업에 ‘상업적 합리성’을 조건으로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양측간 간극차가 확연하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해당 사업들에 대한 국회 보고 후 기자단과의 브리핑에서 “이번 발표가 곧 원전 사업 추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원전 프레임워크는 큰 틀에서의 한미 간 원전협력을 정한 것으로 향후 부지와 사업구조, 건설 일정 등 구체사항이 확정되면, 이에 대한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회 절차 등을 거쳐 개별 프로젝트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김 장관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었다. 해당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남부지역까지 운송하기 위한 1300Km 거리의 대규모 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한 뒤 해외 수출을 위한 LNG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2032년부터 LNG 수출 개시를 목표로 하지만,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해 상업적 합리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었다. 김 장관도 이 사업에 대해 ‘하이리스크 사업’이라고 표현했었다. 그는 기자단 브리핑에서도 “무엇보다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검토해 나가겠다“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추진되더라도 우리의 대미투자 금액은 어떠한 경우에도 당초 미측과 합의한 총 2000억불, 연 200억불 송금한도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원전 건설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등을 놓고 거듭 투자를 공언하는 것을 놓고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를 의식한 언급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알래스카는 올해 미국 상원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으로, 여론조사 상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간 격전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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