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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도 시스템도 없이 사건 2168건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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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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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수사권 폐지 앞둔 검찰
기소중지 사건·증거 이관 추진
수장 공백·인력난 혼선 불가피
현직 검사, 권한쟁의심판 청구

경찰이 새 체포영장 발부
지명통보 사건은 공소청 관리

검찰청이 78년 만에 사라지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는 10월2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검찰은 기존에 보유하던 사건과 증거를 새 기관으로 이관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신설 기관 두 곳 모두 수장 공백이 예상되는 데다 인력 배치와 전산시스템 구축 등 핵심 준비도 마무리되지 않아 출범 초기부터 업무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오가는 검찰 관계자의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오가는 검찰 관계자의 모습. 뉴스1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달 9일 전국 고검·지검과 일선 지청들에 ‘검찰 직접 지명수배 사건 처리·이관 방안’ 지침을 전달하고, 사건별 조치 여부를 점검토록 했다. 이관 대상엔 검찰이 직접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아 지명수배한 뒤 ‘기소중지’ 처분한 사건뿐 아니라 경찰이나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서 송치받은 사건도 포함됐다. 대상 사건은 총 2168건(3일 기준)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검사가 직접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 없고, 체포 후 구속영장 청구 기간 내 직접 수사를 계속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검찰이 직접 지명수배한 사건을 경찰·특사경에 넘겨 새 체포영장을 발부받게 하고, 수배·신병 확보 책임도 이들 기관으로 옮겨야 한다. 출국금지·정지나 입국 시 통보요청이 된 사건의 관리 주체 역시 경찰·특사경으로 바뀐다.

 

다만 검찰이 ‘지명통보’한 사건이나 ‘참고인중지’ 사건 등은 이번 일괄 이관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명통보는 비교적 경미한 사건에서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피의자를 발견하면 담당 수사기관에 출석하도록 알리는 조치다. 참고인중지는 핵심 참고인 등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기 어려울 때 수사를 잠정 중단하는 처분이다. 이들 사건은 공소청이 계속 관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디지털수사 통합업무관리시스템(D-NET·디넷)에 등록된 디지털증거 중 재판 확정 등으로 종료된 사건의 증거는 삭제·폐기하고, 수사 중인 사건과 기소중지 사건 등의 증거는 관할 수사기관으로 넘긴 뒤 폐기할 예정이다. 법무부가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디넷이 가동된 2012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등록된 디지털증거는 총 19만7460건이다.

지난 22일 중대범죄수사청이 입주할 예정인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 외벽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중대범죄수사청이 입주할 예정인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 외벽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 가운데 4만8058건은 여전히 디넷에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소청 출범 후엔 별도 위원회를 둬 디지털증거 보관 필요성 등을 심의할 계획이다.

 

이날 기준으로 공소청·중수청 출범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출범 초기 제도 안착을 진두지휘할 수장 자리는 한동안 공석 상태가 예고돼 있다. 공소청을 이끌 검찰총장은 법무부 산하 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 추천·압축과 법무부 장관의 제청,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아직 추천위도 꾸려지지 않았다. 법무장관 역시 공석 상태다. 최근 공수청 개청 준비 및 안착을 위해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이 임명됐으나, 산적한 현안을 대행 체제로 헤쳐나가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중수청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달 8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가 지명됐지만, 여권 검찰개혁 강경파의 반발로 대통령실이 추가 검증에 들어가면서 보름 넘게 인사청문 절차가 시작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청장 임명 전에도 각 지방청장과 본청 간부진 등을 임용할 수 있는 예외규정을 마련하긴 했으나, 청장 없이 진용이 갖춰진다면 신설 조직인 중수청이 자리 잡는 데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다. 아울러 두 차례 진행한 특례임용 지원자가 정원의 68%에 그치면서 인력 충원 문제까지 대두된 상태다. 각 청사 공사와 자체 전산시스템 구축 등 실무 준비도 개청 이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공소청·중수청 모두 ‘개문발차’할 건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문을 활짝 열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에 반발한 현직 검사가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오세현 춘천지검 영월지청 검사는 22일 헌법재판소에 형사소송법 개정의 위헌성을 다투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법 시행을 한시적으로 정지해달라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오 검사는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헌법상 권한이라는 점과 수사권 폐지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헌재는 현재 사건을 심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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