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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포로 데려온 건 잘한 일, 정쟁화 자초는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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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던 북한군 포로 2명이 1년 8개월 만에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이런 사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들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확인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들이 3~4일 전 국내에 도착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국행 의사를 밝힌 두 사람이 북한 송환 공포를 벗고 무사히 입국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북한 포로들의 국내 입국은 인권과 인도주의 원칙은 물론 국제법과 국내법에 부합하는 조치다. 이들은 그동안 북송될 경우 죽음이나 가혹한 처벌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를 호소해 오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와 우크라이나의 결단은 평가할 만하다.

다만 우리 국민이 정부 발표가 아닌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유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합의를 어겼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은 그런 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해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포로 본인과 북한에 남은 가족의 안전, 외교·안보상의 민감성을 고려해 조용히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로들이 이미 무사히 입국했는데도 안전을 내세워 비공개 원칙을 강조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이 연설에 포로 관련 내용이 들어갈 가능성을 사전에 고지했다면 우리 정부가 당당하게 경위와 원칙을 국민에게 설명했어야 맞다.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 그렇게도 두려웠나”라며 북한 눈치보기라고 비판했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 대통령이 비공개 조치를 비판하는 야권을 향해 ‘살인자’ ‘매국노’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이다. 야권을 자극해 정쟁에 기름을 붓는 거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한 대통령의 언어로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러시아 매체들까지 의미를 왜곡해 “이 대통령이 젤렌스키를 살인자, 반역자·배신자라고 불렀다”고 선전전에 악용하고 있지 않은가.

민감한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비판일수록 정부는 날 선 언어로 맞받아치기보다 사실과 논리로 설득해야 한다. 정부와 청와대는 북한 관련 문제에 대해 지나친 ‘로키(low-key)’ 대응으로 불필요한 의혹과 정쟁을 자초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야권도 정치적 이익을 위해 근거가 부족한 의혹을 확대해 정쟁을 부추기는 일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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