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8.5m 건물 집어삼킬 위력
탄소 감축 못하면 21세기 말 재앙
최근 네팔과 중국 티베트자치구에서 발생한 대홍수를 계기로 기후변화가 세계 산악지대의 재난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늘어날 경우 21세기 말 네팔 에베레스트 지역에서 발생하는 ‘빙하호 붕괴홍수(Glacial Lake Outburst Flood·GLOF)’가 100㎞ 이상 이동해 인근 시가지 건물 약 2000채를 덮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일 독일 훔볼트대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Natural Hazards and Earth System Sciences)에 발표한 ‘SSP 시나리오별 네팔 에베레스트 지역 미래 빙하호 붕괴홍수의 경제적 영향 평가’ 논문에 따르면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늘어날 경우 21세기 말 빙하호 붕괴로 발생하는 홍수의 최대 이동 범위는 100㎞를 넘을 것으로 분석됐다.
빙하호 붕괴홍수는 빙하가 녹은 물이 빙퇴석 뒤에 고여 호수를 이루다가, 수압 등을 견디지 못한 빙퇴석이 무너지면서 호수 물이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지는 현상이다. 단순히 빙하·암반이 붕괴된 이번 네팔 대홍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네팔·중국 히말라야 일대에 빙하호가 3624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위험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연구진은 3차원 모델링을 활용해 네팔 북동부 에베레스트 지역의 빙하호 5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빙하호 붕괴홍수를 모의 분석했다.
연구에는 ‘공통사회경제경로(SSP)’가 적용됐다. SSP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미래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변화를 전망할 때 사용하는 시나리오다. 연구진은 기후변화 대응이 미흡해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해서 느는 경우인 SSP5-8.5, 기후변화 완화 노력과 사회경제 발전 정도가 중간 단계인 SSP2-4.5를 각각 적용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5곳 호수 중 4곳에서 발생하는 홍수가 100㎞ 이상 하류로 이동하고, 호수별로 건물 735~1989채를 침수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SSP5-8.5)에 2100년 빙하호의 빙퇴석이 크게 무너지는 경우(붕괴 높이 60m·폭 170m·붕괴시간 45분)를 가정한 결과다. 건물의 평균 침수 깊이는 최대 8.5m에 달하고 도로 80~100㎞와 농경지 0.85~3.52㎢도 물에 잠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지 평균 침수 깊이는 최대 10m에 달했다.
특히 북동부 에베레스트 지역 중앙부에 있는 세 개 호수(보테초·응고줌바초·임자초)에서는 에베레스트산으로 가는 주요 접근로와 등산객·관광객을 위한 기반시설이 있는 여러 정착지가 침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70년경부터는 일부 고립된 지역을 제외하고 분석한 지역의 영구동토가 대부분 사라져 빙하호 물그릇의 크기를 키울 위험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를 가정했을 땐 피해 규모가 확연히 줄었다.
온실가스 배출이 중간 수준(SSP2-4.5)인 상황에 2040년 빙퇴석 제방이 상대적으로 작게 무너지는 경우(붕괴 높이 30m·폭 140m·붕괴시간 1시간)를 가정하자 호수별 침수 건물은 183~532채로 줄었다. 건물의 침수 깊이도 1.2~3.5m로 낮아졌다. 침수 농경지는 모든 호수에서 1㎢를 밑도는 0.35~0.88㎢였고, 평균 침수 깊이는 0.9~3.27m로 나타났다. 단, 2040년경 이미 빙하호가 최대 크기에 도달해 2100년과 큰 차이가 없는 초롤파는 비교대상에서 제외했다.
빙하호 위성영상과 영구동토 상태 자료, 빙하호 붕괴홍수가 흘러가는 경로 주변의 주거지·인공구조물 위치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이 분석한 5개 호수 중 초롤파(Tsho Rolpa), 임자초(Imja Tsho), 로우어바룬호(Lower Barun Lake)는 현재 존재하는 호수이고, 응고줌바초(Ngojumba Tsho), 보테초(Bhote Tsho)는 미래에 형설될 가능성이 큰 빙하호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는 아시아 고산지대의 기온을 높이고 빙하 융해를 가속시킨다”며 “빙하가 녹아 유출되는 물이 늘면 빙퇴석 뒤쪽이나 후퇴한 빙하가 드러낸 함몰지에 물이 고일 수 있다. 이후 빙퇴석이 붕괴하며 물이 갑작스럽게 방출되면 장거리를 이동하는 파괴적인 토석류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중식 제공’이면 짜장면 나오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02/128/20260902520507.jpg
)
![[세계포럼] 끝나지 않은 김민석의 ‘오디세이’](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02/128/20260902520492.jpg
)
![[세계타워] 지금 ‘헌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1/128/20260121519228.jpg
)
![[김형배의공정과효율] 기술자료, 뺏고 뺏기지 않으려면](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02/128/20260902520076.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