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들이 난장판” 시작부터 험악
방청석 예비역들 “장관 나와라”
정책 반발… 회의 내내 고성 오가
찬반 패널 토론·질의응답도 진행
국방부가 26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지난 7월 국방부의 3군 사관학교 통합 기본계획 발표 후 첫 공청회다. 하지만 공청회를 방청하던 사관학교 출신 예비역들이 국방부의 정책설명에 크게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공청회가 진행된 4시간 동안 어수선했다.
이번 공청회는 본 행사 시작 전부터 험악했다. 공청회 개회를 앞둔 시점에서 한 예비역 대령은 단상에 올라 “미사여구뿐인 국방부의 설명은 들을 필요 없다”며 국방부의 정책설명을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사관학교 통합 찬성 측에서 “깡패들이 와서 난장판이야”라고 하자 반대 측에서 “누가 깡패냐”고 맞받아쳤다.한 인사는 “규백이(안규백 국방부 장관) 오라 그래”라며 이날 일정상 불참한 안 장관의 공청회 참석을 요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단상에 올라서 사관학교 통합 정책을 설명하는 동안 예비역들을 중심으로 욕설과 야유가 거듭됐다.
공청회에선 3대 3 패널 토론과 방청객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찬성 측 패널로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사관학교 역사와 전통은 존중되어야 하나, 전통을 지키는 것과 제도 유지는 같은 일이 아니다”며 시대에 맞는 교육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국방 교육 대개혁의 첫 단추로 선정, 장교 양성체계 및 초급간부 처우·복무 여건 전반에 걸쳐 획기적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 측 토론자들은 국방부의 방침과 찬성 측 주장을 반박했다. 김세진 예비역 육군 소령(미래생각 사무총장)은 “사관생도들과 현역 장교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강행하는 사관학교 통폐합은 개혁이 아니다”라며 “명분 잃은 통폐합은 개혁이 아닌 파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기홍 예비역 해군 대령은 “국방부가 통합사관학교만 합동성 교육 강화와 첨단 과학기술을 확대한다는 것은 비사관학교(육군 3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와 비교하여 이미 기득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찬반 토론 직후 이뤄진 질의응답에선 사관학교 통합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노무현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윤광웅 전 장관(해군 중장 출신)은 “사관학교가 통합되면 한 학교에서 핵심 장교단이 배출되면서 문민통제에 위협을 줄 수 있다”며 “대통령의 정무적 부담을 덜기 위해 장관이 솔직하게 대통령과 소통하고 사관학교 통합 추진을 유예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해군 중장 출신인 이기식 전 병무청장은 “현 체제에서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는 것은 안 하면서, 시간에 쫓기듯 완벽하지 않은 계획을 집행하려 하고 있다”며 “생도들만 제도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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