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을 맞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어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대로 싸울 인재들로 당을 채우겠다”며 “시·도당 위원장, 당협위원장 선출 등에 당원이 직접 참여하도록 해 당원 주권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당원’이라는 단어만 29번을 언급했다. 현안에 대한 당의 대안이나 미래비전은 잘 보이지 않고, 또다시 ‘당원 주권’을 전면에 내세워 당 장악에 나서려는 모양새만 도드라진다. 민심과 동떨어진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장 대표의 발언은 현역 의원들의 반발로 당 최고위원회 통과가 보류됐던 ‘당협위원장 당원직선제’를 다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런데 이 방안은 현역 의원들이 이미 ‘강성 당원들의 힘을 빌려 당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해 온 사안이어서 당내 분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현행 국민의힘 당규(제26조)는 ‘당협위원장은 매 짝수년 8월 말까지 선출하되, 선출 시기는 최고위원회에서 정한다’고만 규정했을 뿐, 선출 방식에 대해선 명문화된 규정이 없다.
사실 장 대표 체제 1년간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국정운영의 한 축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여권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폭주와 부동산 정책 난맥상을 보이는데도 견제는커녕 이렇다 할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비등하는 사퇴론에도 장 대표는 민생 중심의 보수 재건보다는 당원을 내세워 당권 지키기에만 골몰하는 모습만 보였다. 비당권파인 조경태·진종오 의원 등에 대해선 다음 총선 출마가 불가능한 중징계를 내리면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토론회를 주최한 이진숙 의원에 대해선 “단순 학술행사”라며 감싸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이러니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했음에도 국민의힘 당 지지율은 반사이익은 고사하고 바닥에서 헤매는 것 아닌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장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뺄셈 정치” “사당화”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제라도 강성 당원들만 바라볼 게 아니라 국민과 민심을 바라보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올림픽공원 집회만 찾지 말고 민생을 고민하는 합리적 보수 재건에 나서야 한다. 당의 자강과 쇄신을 고민했지만 “당 안에서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대표직을 사퇴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행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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