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켄텍 이어 발전 5사 본사 유치 사활
‘에너지 클러스터’ 시너지 효과 기대감
광주도심까지 20분… 광역철도 재추진
예타 탈락 딛고 5차 철도망 반영 배수진
원도심 재생 박차… 정주여건 개선 나서
문화·의료 기반 더한 ‘20만 자족도시’로
국가적 화두로 떠오른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초광역 메가시티 구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초광역 메가시티는 7월1일 공식 출범 전 전남도와 광주시 두 지자체 간의 경계를 허물고 하나의 거대한 경제·생활권으로 묶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거점도시는 단연 나주시다.
과거 영산강 문화를 품은 호남의 역사적 목(牧)도시였던 나주는 2014년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빛가람) 조성을 기점으로 도시 체질을 대대적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이제 전남·광주 통합이라는 역사적 분곡점을 맞아 나주시는 단순한 주거 분담용 베드타운을 넘어 행정·산업·문화·교육이 결합된 인구 20만명 규모의 호남권 핵심 자족 위성도시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유치 등으로 미래 에너지 수도 완성
전남광주 통합 메가시티 구상에서 나주시가 갖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국가 차원에서 조성된 독보적인 ‘미래 에너지 산업 생태계’다. 화학적 통합이 진행될수록 나주는 메가시티 전체의 에너지·첨단산업 전진기지 역할을 더욱 확고히 수행하게 된다.
나주는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중심인 한국전력공사(KEPCO) 본사를 비롯해 한전KDN, 한전KPS, 전력거래소 등 주요 전력 그룹사가 입주하면서 대규모 ‘에너지밸리’의 기반을 다졌다. 여기에 차세대 글로벌 에너지 연구의 중심축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가 개교하면서 ‘산업-연구-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산학연 클러스터를 완성했다.
이 같은 인프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차전지, 스마트그리드, 수소에너지,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효율화 등 미래 신산업 관련 기업과 연구소들의 연쇄 유입을 이끌어내고 있다. 통합 메가시티 체제하에서는 광주의 AI 산업 인프라와 나주의 에너지 산업이 강력한 시너지를 내며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호남권 특화 신산업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특히 나주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에너지·농생명·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특화된 공공기관을 대거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에너지 정책과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한국지역난방공사 유치를 적극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발전 5사(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기능 재편에 발맞춰 ‘발전 5사 통합 본사’를 나주로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한전과 켄텍, 발전 5사 통합 본사가 나주에 집적될 경우 R&D부터 인재 양성, 산업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강력한 시너지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생명 분야 역시 기존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더해 농협중앙회를 집중 유치해 지역 농생명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나아가 전남광주지역의 반도체 및 AI 투자 확대 흐름에 연계하여 AI·첨단산업 분야 R&D 및 지원 기관까지 품어 에너지와 농생명, 미래 첨단산업을 아우르는 다각화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광주∼나주 광역철도 등으로 20분대 생활권”
초광역 메가시티의 성공을 가르는 핵심 동력은 ‘공간 간 이동의 효율성’이다. 광주 도심과 나주를 보다 촘촘히 잇는 교통망 확충사업은 두 지역 사이의 심리적·물리적 장벽을 대폭 허물고 있다.
교통 혁신의 핵심은 국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광주~나주 광역철도’ 건설이다. 상무역에서 출발해 효천지구, 빛가람혁신도시를 거쳐 KTX 나주역까지 이어지는 이 철도망은 광주와 나주 간 이동시간을 20분대로 대폭 단축하는 메가시티 완성의 핵심 사업이다.
광주~나주 광역철도는 총사업비 1조7868억원(국비 1조2508억원+지방비 5360억원)을 투입해 총연장 28.77㎞ 구간에 경전철을 건설하는 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1년 7월 국토교통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반영된 이후 2023년 6월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어 절차를 밟아왔다.
그러나 2025년 6월 재정사업평가 분과위원회 평가를 거쳐 같은 해 7월 기획재정부 제7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최종 예비타당성조사 탈락이라는 고비를 맞았다.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은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노선 효율성을 보완해 올 하반기 발표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에 해당 사업을 다시 반영시킨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지역사회는 광주~나주 광역철도가 지역 소멸 대응과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필수 기반시설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국 유일의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향후 추진될 제2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구 20만명의 자족도시로 비상 꿈꾸는 나주
나주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연 확장을 뛰어넘어 인구 20만명의 자족도시다. 도시 내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정주 여건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려 ‘살고 싶은 도시’의 체질을 완전히 정착시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나주는 신도시인 빛가람동혁신도시와 천년 역사를 품은 원도심(나주읍성, 영산포) 간의 ‘균형발전형 도시재생’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원도심의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과 영산강 생태 관광 인프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혁신도시에는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와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 거주민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나주시가 성공적인 20만 자족도시로 안착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청년층의 장기 정착’과 ‘구도심 쇠퇴 방지’를 꼽는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통합 메가시티 구상 속에서 나주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광주의 주거기능만을 분담하는 종속적 베드타운화를 경계해야 한다”며 “켄텍과 에너지밸리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선호하는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끊임없이 창출하고, 교육·육아 환경을 수도권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정교한 정주 정책이 수반되어야 인구 20만 자족도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전남·광주 행정통합과 초광역 메가시티라는 시대적 대전환의 파도 속에서 나주시가 지방 중소도시의 한계를 깨뜨리고 있다”며 “첨단산업 인프라, 촘촘한 광역 교통망, 유기적인 도시 재개발을 발판 삼아 나주는 메가시티의 최대 수혜지이자 ‘호남권 미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엔진’으로 비상하겠다”고 말했다.
◆윤병태 나주시장 “나주에 반도체 R&D 호남 미래성장 이끈다”
“광주가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라면, 나주는 에너지·연구개발(R&D)·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핵심 배후도시입니다.”
윤병태(사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시장은 나주가 광주의 주거 기능을 단순히 분담하는 차원을 넘어 에너지·R&D·인재 양성을 전담하는 핵심 배후도시이자 초광역 메가시티의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19일 나주시에 따르면 윤 시장은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부지 유치에 이어 ‘에너지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선제적으로 추진 중이다. 윤 시장은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통합특별법 시행령에 담긴 특례를 적극 활용해 연구, 기술 실증, 산업화,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군공항 부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연계 시너지도 구체화하고 있다. 나주에 집적된 안정적인 전력·수자원 인프라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의 R&D 및 인재 양성 역량이 결합해 대규모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강력하게 뒷받침할 핵심 배후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윤 시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응책으로는 발전 5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통합 본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농협중앙회 등 지역 특화 기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빛가람혁신도시는 주거와 생애주기별 복지 인프라가 완비되어 있어 공공기관 임직원과 가족이 내려와 오랫동안 안착할 수 있는 준비된 도시”라며 정주 여건의 강점을 피력했다.
정주 여건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광주~나주 광역철도를 차질 없이 추진해 20분대 단일생활권을 구축하고, 켄텍 부설 영재학교 유치와 대학병원 부설 산모·어린이 전문병원 유치로 교육·의료 환경을 대폭 격상할 계획이다.
자연과 에너지를 결합한 문화·복지 정책도 속도를 낸다. 영산강 저류생태습지에 2027년까지 지방정원을 조성한 뒤 2030년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해 관광지도를 재편한다. 아울러 주민이 태양광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을 200곳 조성해 농가소득을 안정화하는 나주형 에너지 복지 모델을 확립할 방침이다.
윤 시장은 “첨단산업 인프라 확충, 2차 공공기관 유치, 광역 교통망 구축을 발판 삼아 나주를 호남권 미래 성장을 이끄는 명품 자족도시로 비상시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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