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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며] 한국의 ‘셀프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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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음식이 아니라 ‘셀프서비스’ 문화였다.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직원이 오지 않았다. 잠시 기다리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손님들은 물을 직접 가져다 마시고 있었다. 컵도, 수저도, 김치도 모두 한쪽에 마련된 셀프바에서 스스로 가져가고 있었다. 미얀마에서는 식당에서도 직원이 물을 가져다주고, 주문부터 다 먹은 접시를 치우는 것은 물론 정리까지 대부분 직원이 한다.

얼마 전에는 미얀마에서 처음 한국에 온 친구와 카페에 간 적이 있다. 커피를 다 마시고 친구는 자연스럽게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테이블 위에는 컵과 접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미얀마에서는 직원이 치워 주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나는 친구를 붙잡고 컵을 반납하는 곳을 알려주며 한국의 셀프 문화를 설명했다. 친구는 신기한 표정으로 “손님이 직접 치워?”라고 물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문득 몇 년 전 한국에 처음 왔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도 똑같이 신기했으니까. 당시에는 한국의 셀프 문화가 노동력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직원 수를 줄이는 방법이라고만 생각했다. 지금도 그런 이유가 일부 있겠지만, 한국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화도 한몫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먀닌이셰인(예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박사과정
먀닌이셰인(예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박사과정

어느 날 점심시간, 손님들로 가득한 식당에 갔다. 손님들은 필요한 반찬을 직접 가져오고, 다 먹은 식기는 스스로 반납했다. 덕분에 직원들은 주문과 음식 준비에 집중할 수 있었고, 손님들도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한국의 셀프 문화는 서비스를 줄인 것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함께 참여해 더 효율적인 환경을 만드는 방식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 생각은 내가 환전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더욱 확실해졌다. 환전이 끝나면 손님이 가져갈 돈을 봉투에 넣어야 하는데, 한국 손님들은 봉투만 건네드리거나 봉투를 놓아둔 곳을 손으로 가리키면 자연스럽게 직접 돈을 담는다. 하지만 미얀마 손님들은 조금 다르다. 봉투에 직접 넣어 주기를 기다리거나 “제가 해야 하나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스로 담아 달라고 안내하면 당황하거나 아쉬운 표정을 보이기도 한다.

옆에 있던 한국인 직원은 ‘돈을 봉투에 넣는 것 정도는 직접 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미얀마 손님들의 마음이 이해된다. 나 역시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게으른 행동이 아니라 지금까지 익숙했던 서비스 방식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미얀마 손님을 만나면 조금 더 천천히 설명해 드리곤 한다. 한국에서는 이런 방식이 일반적이라는 것만 알게 되면 대부분 바로 이해하고 웃으며 직접 봉투에 돈을 담는다.

나는 한국의 ‘셀프서비스 문화’를 경험하며 그 바탕에서의 신뢰를 이제 잘 깨달았다. 셀프 계산대나 카페에서도 누군가 일일이 확인하거나 감시하지 않아도 대부분 사람은 스스로 정리하고 다음 사람을 배려한다. 이는 서로가 질서와 규칙을 지킬 거라는 사회적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문화는 인간이 익숙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며 그 문화에는 정답이라는 게 없다. 미얀마의 서비스 문화에는 사람 사이 직접 챙겨 줌으로써 따뜻한 정이 담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한국의 셀프 문화에는 효율과 배려, 그리고 신뢰가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함께 살아가기 위한 문화라는 점에서는 닮았다.

 

먀닌이셰인(예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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