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딱지’ 막기·사적금융 꼼수 비판
신뢰 복원하고 시장 왜곡 바로잡길
이재명 대통령의 아파트 거래가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부인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의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각하면서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 부부가 10억원 남짓만 받고 나머지 돈을 사적으로 매수자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아파트를 처분한 것인데 대다수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청와대는 “매수자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 했지만,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이번 거래는 금융·재건축 규제의 허점과 편법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분당은 2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원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매수자가 돈을 빌리지 못하자 매도자가 ‘은행’ 역할을 한 격이다.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집을 처분한 건 재건축추진 단지에 속한 이 매물이 입주권을 받지 못하거나 현금 청산되는 이른바 ‘물딱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아파트는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 5년 거주·10년 보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한다. 이 대통령은 2018년 11월 부부 공동명의 변경 후 10년 보유 기간을 채우지 못했는데 이달 말 예정된 사업자 지정고시 전에 잔금처리를 미루고 다급하게 소유권부터 넘겼을 공산이 크다.
불법은 아니라지만 고강도 대출·재건축 규제를 피해 사금융이라는 편법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일반인도 가능한 거래냐”,“신종 갭투자인가 사금융 권장인가”, “그들만의 특권거래 아니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야당도 “전대미문의 부동산 꼼수”, “국민에게는 대출 문을 잠그고 본인은 사적으로 거액을 빌려주는 내로남불”이라고 쏘아붙였는데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어제 “불법과 편법이 동원되는 부동산 불로소득이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을 파괴하고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주범”이라며 속도감 있는 공급대책과 실수요자 지원책을 주문했다. 대통령 스스로 편법논란에 휩싸인 판이니 영이 설 리 없다. 정책 신뢰부터 복원하는 게 급선무다. 청와대는 이번 거래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소상히 설명하고 과실을 인정, 사과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대통령조차 편법을 동원해 거래해야 할 정도로 현행 대출·재건축 규제가 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실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 삼아 인위적인 수요억제와 땜질식 처방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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