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과 시설 유지·관리 어려움으로 13일부터 대형마트 임시휴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몰 부문(임대매장)은 입점주들이 원하는 경우 영업을 계속 한다.
앞서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고, 20일까지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 확보방안을 제출할 경우 회생절차 연장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는 “1년간에 걸친 고강도 구조혁신을 통해 사업성이 크게 개선된 상태에서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회생절차가 종료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메리츠 측에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대출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지만 아직 메리츠 측이 수용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운영자금이 모두 고갈되어 상품대금 지급은 물론 유틸리티 비용 등 매장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더 이상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 보안 및 안전 유지를 위해 13일부터 상황 변화가 있을 때까지 본사 및 대형마트 매장 모두 임시휴업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20일까지 진행 상황 및 법원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고 영업 재개 여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법원의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홈플러스의 운명을 가를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돌파구가 보이지 않으면서 협력·입점업체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협력업체 4600여 곳 중 47%가량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홈플러스 매장에 입점한 8000여개의 소상공인 점포도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15년 동안 화장품 임대매장을 운영해온 점주 A씨는 “마트가 최종적으로 없어져도 임대매장은 계속 영업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홈플러스 포스기로 계산된 판매대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자체 포스기라도 사용해야 나도 먹고살 수 있다”고 절박한 심경을 내비쳤다.
홈플러스 매출 의존도가 높은 협력업체들 상황은 더 처참하다. 홈플러스 의존도가 70%가 넘는 식품류 납품업체 영앤스마트그룹은 미정산 납품대금이 6억8000만원에 이른다. 장윤성 대표는 “다른 유통채널 납품도 알아보고 있지만 홈플러스 물량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우리 같은 중소기업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10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순수 국내 표고버섯을 생산해 홈플러스에 판매하고 있는 팜메이커스농업회사도 파산 위기다. 선선량 대표는 “지난해 기준 총매출액 131억원 중 홈플러스 및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채널 비중이 무려 51.6%에 이른다”며 “홈플러스의 갑작스러운 회생신청으로 현재는 더는 버틸 수 없어 납품이 전면 중단되면서 기업의 유동성은 일시에 마비됐다”고 토로했다.
정부와 금융권의 ‘홈플러스 협렵업체 지원책’ 발표에 따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등에 지원 문의를 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 대표는 “제2금융권 대출금 227억원이 있는데 이 중 200억원은 단순 운영자금이 아닌, 종자 생산 및 작물재배 시설 등 대한민국 농업의 첨단화를 위한 실질적 ‘기반 시설 투자’에 전액 투입됐다”며 “그런데 제1금융권 창구에서는 ‘특례보증을 받으려면 최근 3~6개월간 연체 이력이 없어야 하고, 체납이나 압류·가압류가 없어야 한다’라는 원칙만 고수한다”며 “대기업의 부도로 대금을 못 받아 당장 연쇄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이 어떻게 연체와 체납이 없을 수 있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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