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원이든 38억원이든…2014 이어 또 조별리그 탈락에 ‘봉사’ 발언 재조명
일본 모리야스 14억원으로 32강·남아공 감독 16억원…성적표는 정반대
2014년에 이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연봉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해외 급여 분석업체가 기존에 알려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약 38억원으로 추정하면서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KFA)는 “터무니없는 정보”라며 즉각 선을 그었다. 다만 대한축구협회가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월드컵 성적과 맞물린 ‘고액 연봉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28일 글로벌 급여 분석업체 샐러리리크스(SalaryLeaks)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48개국 감독 연봉 추정치를 공개했다. 홍 감독은 연봉 216만유로(약 38억원)로 전체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국내에 알려진 연봉(약 2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사실이라면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가운데 최고 연봉이다.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약 34억원)도 뛰어넘는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축구협회는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홍명보 감독의 연봉이 38억원이라는 소식은 터무니없는 정보”라면서 “실제 연봉은 대중에 알려진 수준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샐러리리크스 역시 “공개 계약서와 신뢰할 만한 언론 보도를 토대로 추정했으며 기본 연봉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봉 추정치와 실제 성적을 비교하면 대비는 더욱 뚜렷하다. 샐러리리크스에 따르면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연봉은 82만1000유로(약 14억원)로 홍 감독 추정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일본은 조 1위로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을 꺾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휴고 브로스 감독은 90만유로(약 16억원), 체코의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은 18만 유로(약 3억원)로 집계됐다.
한국은 A조 최종전에서 FIFA 랭킹 60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하며 1승2패(승점 3)로 조 3위에 그쳤다.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볼 점유율은 68%를 기록하고도 슈팅 수에서는 8-13으로 밀렸다. 이후 각 조 3위 팀 간 경쟁에서도 밀리며 결국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탈락 직후 “2014년 이후 가장 무기력한 월드컵 본선 경기였다”면서 “정말 힘들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에게는 월드컵 탈락 이후 더 험난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승패와 운이 공존하는 것이 스포츠의 본질이지만,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이재성, 오현규 등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전력을 보유하고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결과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역대 어느 대회보다 토너먼트 진출 문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대표팀을 향한 비판 여론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홍 감독의 전술과 경기 운영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고, 일부 편의점에는 ‘홍명보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홍 감독의 즉각 경질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까지 등록되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며 했던 ‘봉사’ 발언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제게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0년 전 가졌던 책임감과 사명감이 다시 생겼다”며 “마지막 봉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연봉 논란이 맞물리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봉사치고는 너무 비싼 봉사”,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한다”,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한다”, “38억짜리 봉사도 있느냐”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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