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4차례… 모두 파업 뒤 발동
최단 4일부터 최장 48일까지
반도체 공정 재가동 수 주 걸려
일각 “19~20일 중 공표 가능성”
“사전 발동 땐 개입 원칙 돼버려”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최후 보루인 긴급조정권을 놓고 시기 등과 관련한 의견이 갈린다. 과거에는 모두 파행이 시작된 뒤 발동됐으나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미리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그간 긴급조정권은 모두 파업이 시작된 뒤 발동됐다. 최장 파업 48일, 최단 4일째 발동됐는데 첫 사례인 1969년 대한조선공사 노조 파업 당시가 파업 48일째였다. 이후 1993년 현대그룹 파업 때는 8일째, 2005년 8월 아시아나 조종사 파업 때는 29일째, 그해 12월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때는 4일째였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할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며, 30일이 경과할 때까지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다.
법에는 발동 시점에 관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긴급조정권 찬반을 놓고도 의견이 갈리지만 발동 검토가 필요하다는 측에서도 시기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파업 전 미리 정부가 발동할 수는 없다면서 “긴급조정권은 사전에 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 불개입주의를 가능하면 내실 있게 구현하기 위한 방법인데, 사전에 발동하면 개입이 원칙이 돼 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확실할 때 비로소 움직이라는 것이 제도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선례보다는 발동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봤다. 권 교수는 “시기와 관련한 공식이 있는 건 아니어서 선례와 파급력 등을 봤을 때 정부가 좀 빨리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덕호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선제적 발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반도체 공정은 멈추면 다시 가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일단 파업이 진행되면 손쓰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실효성을 위해서는 (긴급조정권을) 파업 돌입 전에 해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도 반도체 공정은 재가동하기까지 수 주가 걸린다는 이유로 선제 발동을 주장한다. 정부가 만약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19일이나 20일 중에 긴급조정을 공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긴급조정권이 공표되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조정 및 중재 절차를 진행한다. 노·사·공익위원 각 1인으로 이뤄진 조정위원회가 조정을 맡는다. 조정이 성립되면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만약 조정이 성립될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조정개시 뒤 15일 이내에 공익위원 의견을 들어 중재 여부를 결정한다. 중재재정은 강제력을 가지며,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노사가 정부의 조정 및 중재 절차를 따르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노측에서 행정법원에 긴급조정권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소송 중에도 30일 파업 금지 효력은 유지되는데 이를 무력화하려면 행정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과거 4차례 발동된 긴급조정권 중 2번은 노사 합의로 파업이 종료됐고, 나머지 2번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부의 강제 중재로 마무리됐다.
2005년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당시 중노위 조정 기간에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중노위 직권 중재재정으로 단체협약이 체결돼 마무리됐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긴급조정권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이날 밝힌 건 노사 모두를 향한 압박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권 교수는 “파업에 돌입해도 별로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며 “노사 자율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한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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