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TP 연구검증 위한 세계최초 국가간 통합 동물실험 진행
인체보호 기준 50배 장기노출 실험서 전자파 발암성 안보여
“종양 증가 연구 재현되지 않아…전자파 과도 우려 해소되길”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뚜렷한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일본과 공동으로 7년여간 진행한 연구에서 오히려 전자파에 오래 노출된 쥐의 생존율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무선주파수(RF) 전자파의 장기 노출이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일본과 수행한 대규모 국제공동 동물실험에서 전자파 노출과 뇌종양 및 심장종양 발생 간 유의한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독성 과학(Toxicological Sciences)’에 지난달 12일과 16일에 나누어 공개됐다.
이번 연구는 휴대전화 전자파 인체 안전기준의 근거가 된 노출 강도에서 발암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작됐다. 앞서 2018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독성연구프로그램(NTP)은 이동통신 기기에서 발생하는 900메가헤르츠 주파수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전자파에 평생 노출된 수컷 쥐에서 뇌·심장·부신 종양이 증가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당시 국제보건기구(WHO) 등이 해당 연구 재현성과 타당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점 등이 연구 배경이 됐다.
이에 ETRI와 아주대 의대,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로 구성된 한국 연구팀은 일본 카가와의대, 의학연구소(DIMS)로 이뤄진 일본 연구팀과 공동으로 전자파 장기 노출에 대한 발암 여부를 파악하는 동물 실험을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수행했다. 2019년부터 세계 최초로 독성분야 국가 간 데이터 통합방식으로 장기 동물실험이 진행됐다.
양국 연구진은 생쥐 210마리에게 국제 인체 보호기준의 50배 많은 전자파를 매일 2년간 노출시켰다. NTP와 동일한 연구시스템을 적용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공동 프로토콜을 수립, 각 국이 동일한 실험동물·사료·장비와 동일한 전자파 노출 환경 등 통일된 조건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ETRI는 자체 설계한 잔향실 기반 RF 노출 체임버를 한국과 일본에 각 설치해 노출량 측정과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실험군은 △RF 전자파 노출군 △허위 노출군 △케이지 대조군 등 3개 그룹으로 구성됐다. 각 군당 70마리의 수컷 쥐를 대상으로 임신 초기부터 출생 후까지 생애 전 주기인 104주 동안 인체 안전기준 설정 근거 수준인 4W/kg 강도의 900MHz CDMA의 전자파를 노출시켰다.
실험 결과 전자파 노출에 따른 체온·체중·사료 섭취량 변화 양상은 한·일 양국에서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사료 섭취량은 RF 노출군이 허위 노출군보다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다. 생존율은 한국에서는 유사했고, 일본에서는 RF 노출군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종양 발생 분석에서도 한국은 모든 실험군의 종양 발생률이 자연 발생 범위였으며 심장·뇌·부신 등 주요 장기에서 RF 노출군과 허위 노출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일본 역시 종양 발생률과 발생 시점에서 비교군 간 차이가 없었고 주요 표적 장기종양은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한·일 양국은 CDMA 휴대전화 전자파의 장기노출과 뇌·심장 및 부신 종양 발생 간의 유의한 관련성은 없다고 결론냈다. 이 연구 결과는 향후 WHO 국제암연구소(IARC)의 RF 전자파 발암성 등급 재평가 시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책임연구자인 안영환 아주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체보호 기준의 근거가 되는 노출 수준에서 NTP가 보고한 종양 증가 결과가 재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휴대전화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실험과 병리학적 분석을 총괄한 김용범 KIT 책임연구원은 “병리학적 평가가 양국 전문가의 상호 검증과 국제 제3자 동료 평가를 거쳐 객관성을 확보했다”며 “전자파 노출과 발암성 간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정익 ETRI 전파환경감시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국제 공동 동물실험의 표준 프로토콜 제시와 국가 간 실험 데이터 통합·분석 기반 마련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향후 4G와 5G가 공존하는 복합 전파환경에서도 발암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후속 대규모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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