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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만 빌린 인터넷 언론… 정보사 위장업체설도 나돌아 [무인기 미스터리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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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윤준호·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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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무인기’ 보냈다는 30대 운영 인터넷매체 사무실 가보니

비상주 공유오피스에 사무실 2곳 등록
건물에 매체 이름 없고 우편물 가방만
논란 일자 누리집 폐쇄… 운영자 잠적

박선원 “정보사 돈 들어간 것은 확실
조정 관리하는 영관급 장교 이름 알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냈다고 밝힌 30대 대학원생 오모씨가 군 정보기관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인터넷신문 2곳을 운영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두 매체 모두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누리집을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소지라 밝힌 곳은 서울 강남구와 마포구에 각각 위치한 한 ‘비상주 공유오피스’ 업체 사무실이었는데, 관할 광역자치단체장에게 등록만 하면 된다는 점을 이용해 사무실도 없이 인터넷신문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매체가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의 ‘위장업체’였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과 우리 군 간 관련성에 대해서도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업무공간도 없는 언론사 서울 강남구 A사 주소에 있는 사무실(왼쪽)과 마포구 B사 주소에 있는 사무실 모습. 이들 사무실은 비상주 공유오피스 업체 C사가 운영하고 있었다. 사업자 등록에 필요한 주소만 받을 뿐 사무실에 실제 업무공간은 없었다.

20일 문화체육관광부 ‘정기간행물 등록관리시스템’에 오씨가 발행인과 편집인으로 등록된 인터넷신문 A, B사 주소를 찾아 방문한 결과, 모두 한 비상주 공유오피스 업체 C사의 사무실이었다. 비상주 공유오피스 업체는 실제 근무공간이 아닌, 사업자 등록에 필요한 주소지만 저렴하게 빌려주고 우편물을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세금 감면을 목적으로 사업체를 실제 사업장과 다른 주소로 등록하는 식의 편법에 악용되기도 한다.

 

두 인터넷신문사 주소에 해당하는 건물 어디에서도 매체 이름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C사 간판만 있었다. 현관 문고리에는 ‘비상주 우편물’이란 쪽지가 붙은 검은색 가방이 달려 있었다. 주소만 등록해 두고 상주하지 않는 업체들 앞으로 온 우편물을 보관하는 가방으로 보였다.

 

강남구 A사 주소에서 만난 비상주 공유오피스 업체 관계자는 “우편 대리 수령 업무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많아서 언론사가 있는지, 어떤 업체인지는 알 수 없다”며 “A사 직원은 여기 한 명도 없다. 기본적으로 우편물을 대신 받아주고 그 사람들이 찾아가는 형태”라고 했다. 마포구 B사 주소에 있는 비상주 공유오피스 관계자 역시 “B사 대표(오씨)가 여기로 출근하는 건 아니다”며 “평소엔 볼 수 없고 미팅이 있을 때만 공간을 이용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를 통해 확인한 결과 두 매체 모두 법인으로 등록되진 않은 상태다. 신문법에 따르면 일간신문이나 일반주간신문이 아닌 인터넷신문은 한 법인이 아니어도 발행할 수 있다.

 

북한의 ‘한국발 무인기 침투’ 주장을 수사하고 있는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는 정보사와 오씨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다고 자수한 오씨가 이들 매체를 설립하는 데 정보사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오씨가) 정보사와 같이 일을 했던 건 사실”이라며 “두 가지 사업을 한 것이다. 하나는 무인기 제작하는 회사를 차린 거고, 하나는 인터넷신문사 두 곳을 차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사의 돈이 들어갔다는 것이냐’는 질문엔 “그건 확실하고 그것을 조정 관리하는 영관급 장교 이름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박 의원은 전날 한 유튜브 채널 방송에선 “(오씨가 국정원 아닌 정부기관으로부터 2개의 인터넷 매체를 만드는 데) 150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정보사 지원 의혹이 불거진 이들 매체가 서울시에 정기간행물로 등록한 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2025년 4월4일) 이후 일주일이 지난 때로 알려졌지만, 실제 준비는 최소한 이보다 두 달 정도 이른 지난해 2월쯤 진행됐던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정기간행물 등록관리시스템상 두 매체 등록일은 지난해 4월11일이다. 그러나 이들 매체가 창간을 위해 한 인터넷신문 솔루션 업체와 계약한 건 그해 2월14일로 확인됐다. 계약 이후 ‘오픈일’은 두 매체 모두 같은 해 3월10일이었다. 2025년 2월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가 막바지에 이른 때로, 모든 변론 절차가 종료된 게 2월25일이었다.

 

이들 매체는 정보사 지원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해 누리집을 모두 폐쇄했다. 접속하면 ‘임시중단 안내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나왔다. 오씨는 현재 지인들 연락을 피해 잠적한 상태로 알려졌다. 대학 동기라고 밝힌 30대 남성은 “오씨가 함께 있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모두 나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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