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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량 50%↑·조회수 300만뷰…편의점에서 벌어진 뜻밖의 ‘완판 사태’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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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24 06:12:24 수정 : 2025-12-24 06:19:44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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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을 씹어 먹는다?”…세븐일레븐×SK하이닉스, 편의점에서 통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선보인 이색 협업 상품이 매출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

 

HBM칩은 패키지 디자인, 형태, 스토리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한정판 심리를 자극했다. 게티이미지

기술 기업의 상징인 반도체를 스낵으로 재해석한 파격적인 시도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9일만에 ‘완판’…한정판 전략 적중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콜라보 스낵 ‘허니바나나맛 HBM칩’은 출시 3주 만에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세븐일레븐 전체 스낵 카테고리에서 판매 상위 3위권에 해당하는 성과다.

 

이 제품은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를 언어유희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HBM’을 ‘허니 바나나 맛(Honey Banana Mat)’으로 재해석해 기술 용어에 친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도록 설계했다.

 

칩 모양 역시 실제 반도체를 연상시키는 사각 형태로 구현했다. 패키지에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휴머노이드 캐릭터와 칩 패턴을 적용해 정체성을 강조했다.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초도 물량 10만개는 출시 9일 만에 완판됐다. 이어 공급된 2차 물량 10만개 역시 빠르게 소진됐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선 상태다.

 

온라인 반응도 폭발적이다.

 

세븐일레븐 공식 모바일 앱 ‘세븐앱’에서 허니바나나맛 HBM칩의 ‘재고찾기’ 검색량은 최근 일주일(12월 15~21일) 기준 출시 첫 주 대비 약 50% 증가했다.

 

세븐일레븐과 SK하이닉스 공식 SNS에 게시된 관련 콘텐츠의 누적 조회 수는 300만뷰를 넘어섰다.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심이 오프라인 매장 구매로 이어진 전형적인 ‘O2O(Online to Offline)’ 소비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랜드 이미지 ‘윈윈’…기술의 대중화 실험

 

전문가들은 이번 협업을 단순한 이색 상품 출시를 넘어, 유통과 브랜드 전략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이 더 이상 상품을 파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문화를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술 기업의 상징을 일상 소비재로 풀어낸 점이 MZ세대의 감각과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도 성공 요인이 뚜렷하다.

 

딱딱한 기술 용어인 HBM을 스낵과 언어유희로 재해석해 ‘이야기할 거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다.

 

제품 자체의 기능보다 화제성과 공유 욕구를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이 소비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브랜드 협업 관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세븐일레븐은 신선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화했고, SK하이닉스는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는 반도체 기업 이미지를 친근하게 풀어냈다.

 

인지도와 이미지 성격이 다른 두 브랜드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한 이상적인 협업 구조라는 분석이다.

 

기술과 먹거리의 결합은 낯설지만, 그 낯섦 자체가 지금 소비자들이 원하는 재미다. 세븐일레븐 제공

업계에서는 스낵 시장의 경쟁 요소가 맛과 가격을 넘어 ‘재미’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HBM칩은 패키지 디자인, 형태, 스토리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한정판 심리를 자극했다.

 

SK하이닉스 사무실 인근 점포를 중심으로 한 지역 밀착형 소비까지 맞물리며 판매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기술 IP의 확장 가능성까지

 

이번 협업은 기술 기업의 지식재산권(IP) 확장 가능성도 보여준다.

 

반도체 휴머노이드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패키징은 향후 굿즈나 추가 협업으로 이어질 여지를 남겼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소비하고 SNS에서 화제를 확산시키는 구조 역시 내부 브랜딩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과 먹거리의 결합은 낯설지만, 그 낯섦 자체가 지금 소비자들이 원하는 재미”라며 “허니바나나맛 HBM칩은 ‘힙한 기술 소비’라는 새로운 문법을 제시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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