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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개떼’가 나타났다! 희귀 털을 가진 개들의 충격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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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20 10:00:09 수정 : 2025-12-20 10:04:12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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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유기견 보호단체 ‘클린 퓨처스 펀드’ 인스타그램 캡처

세상에는 별별 희귀동물들이 살고 있지만, 여기 ‘파란색 털을 가진 개들’이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한 마리도 아닌 수십 마리의 개가 무리 지어 나타난 까닭에 놀라움은 배가 됐다.

 

물론 지난해에도 일명 ‘러시안 블루 강아지’라고 불린 꼬맹이 강아지가 등장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해당 강아지는 ‘세상에 단 한 마리’라는 타이틀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강아지는 ‘러시안 블루 고양이’와 같은 은회색의 오묘한 푸른 털을 가지고 있었다. 녀석의 독특한 털 색상에 많은 이들은 진위 여부를 따지며 관심을 드러냈다.

러시안 블루 강아지 (인터넷 커뮤니티)

하지만 녀석에겐 반전이 있었다. 녀석은 시골의 일반 강아지로, 동네의 연탄 공장을 누비고 다닌 탓에 원래의 흰 털이 잿빛을 띤 푸른색으로 변한 것이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네티즌들은 혀를 내두르며 실망을 드러내면서도 “흰 털일 때도 예쁘다”, “볼수록 귀엽다”, “연탄 뒤집어썼다는 게 오히려 거짓말 같다” 등의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 등장한 ‘파란 털을 가진 개들’은 ‘러시안 블루 강아지’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 개들은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 발견되어, 방사능 노출로 인해 파랗게 변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프리피야티 지역의 체르노빌 원전 4호기에서 발생한 인류 최악의 폭발로, 방사능이 북반구로까지 확산된 사건이다. 불량한 원자로 설계와 심각한 관리 부실로 발생한 이 사건은, 당시 12만명 이상의 피난민을 양산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개들이 주인 없는 떠돌이 신세로 전락했다.

1986년 4월 26일 사고 당시 체르노빌 원전 모습 (tvN ‘벌거벗은 한국사’ 캡처)

우크라이나의 유기견 지원 단체 ‘체르노빌의 개들’에 따르면, 현재 약 475마리의 개가 원전 부지 주변을 떠돌며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들의 대부분은 사고 당시 급히 대피한 주민들이 놓고 간 반려견의 후손들이다.

 

개들의 파란 털 색깔이 방사능에 의한 돌연변이로 추정된다는 기사 등이 쏟아지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파란색 털은 개들을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한 표식으로, 일부러 파란색 스프레이를 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르노빌의 개들’의 과학 고문이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 교수인 티머시 무소 교수는 개들은 방사능 노출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의견을 펼쳤다. 그는 ‘파란색 털’은 가장 ‘개다운’ 행동의 결과라면서, 이동식 간이화장실에서 배설물을 분해하고 냄새를 줄이는데 쓰이는 푸른색의 소독액을 원인으로 꼽았다.

체르노빌 유기견 보호단체 ‘클린 퓨처스 펀드’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일부 개들이 뒤집힌 화장실을 구른 탓에 털에 파란 염료가 묻었을 뿐, 방사능에 의한 돌연변이는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들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체르노빌의 개들이 다른 집단과 유전적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를 ‘유전적 표류’라고 칭했다. ‘유전적 표류’는 외부와 고립된 집단에서 우연히 특정 형질이 드러나, 일반적인 집단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달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파란 털의 개들’은 원전 사고로 인해 다년간 축적된 유전적 변화가 외형에 나타난 ‘결정적 증거’라는 추측이 돌며 큰 화제를 낳았다.

 

한편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선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개구리들도 발견됐다. 

왼쪽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 개체 수가 많아진 검은 청개구리, 오른쪽 일반 청개구리

스웨덴의 동물생태학자 파블로 부라코와 스페인의 생물학자 게르만 오리사올라가 3년간 체르노빌 출입 금지 구역 내에서 서식한 청개구리를 조사한 결과, 평범한 청개구리와는 다른 까만색 청개구리를 발견했다.

 

그들에 따르면 “보통의 청개구리는 일반적으로 밝은 초록빛을 띠는데 짙은 색의 개체들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는 멜라닌 색소가 방사선의 나쁜 영향으로부터 청개구리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며 “청개구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체르노빌 원전 주변에서 발견되는 희귀동물의 이야기를 들은 네티즌들은 “생명체가 살기 힘든 지역에서 버티며 생존하는 동물들이 안쓰럽다”,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한다는 게 놀랍다”, “개체가 계속 늘어날 텐데 저 상태로 두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등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경이로움과 함께 동물들의 안위를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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