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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2 사수엔 성공했지만, 뚜렷한 전술없이 ‘해줘 축구’만 일관해선 조 편성이 좋아도 소용없다

입력 : 2025-11-19 14:38:38 수정 : 2025-11-19 14:42:22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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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승으로 올해 A매치를 마무리했는데, 어째 뒷맛이 개운치 않다. ‘홍명보호’가 11월 A매치 2연전에서 목표로 했던 ‘승리’라는 두 글자는 얻어내며 내년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에서 포트2를 사수하는 데는 성공했다. 다만 이렇다 할 전술이 보이지 않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에 특정 에이스들에게 의존하는 축구로는 조 편성이 좋아도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한국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18분 터신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의 헤더 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지난 14일 대전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 2-0 승리에 이어 이날까지 승리를 따내면서 한국은 내년 월드컵 조 추첨에서 포트2가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안에는 무난히 들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발표된 한국의 FIFA 랭킹은 22위였다. 포트2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축구 강국들을 조별리그에서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조별리그를 넘어 32강, 16강 이상의 성적을 낼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는 얘기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가나와의 경기에서 후반 이태석이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뉴스1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한국 이태석이 첫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물론 아무리 조 편성이 좋아도 한국 축구의 자체적인 경쟁력 제고가 먼저다. 11월 A매치 2경기에서 보여준 홍명보호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맞상대 볼리비아와 가나의 FIFA 랭킹은 76위, 73위였고, 둘 다 핵심 주축 선수들이 부상이나 대표팀 차출 거부 등으로 완전체 전력으로 나선 것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철학을 완벽히 구현해내며 상대를 압도해야 하지만, 전혀 그러지 못했다. 수비진에서 그다지 의미없는 패스만 빙빙 돌리다 미드필드로의 연결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 수차례 연출됐다. 그 결과 수비진에서 전방으로 롱볼을 올리는 비효율적인 축구를 해야만 했다. 이렇다 할 전술적 패턴이나 약속된 플레이, 유기적인 움직임이 실종됐다.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차고 있다. 결과는 실축. 연합뉴스

그 결과 ‘캡틴’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나 ‘골든 보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에이스급 선수들의 반짝이는 퍼포먼스에 의존하는, 이른바 ‘해줘 축구’로 일관했다. 볼리비아전에선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선제골이 아니었다면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고, 가나전에서도 윙포워드로 나섰으나 수시로 중원까지 내려와서 볼 배급을 하던 이강인의 정확한 크로스 연결에 의한 골이 나왔다. 가나전을 마친 뒤 이강인에게 ‘해줘 축구’에 대한 의견을 묻자 “축구를 보는 방식과 이해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 그런 의견은 나올 수 있지만, 그런 여론을 신경쓰기 보다는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되고 좋은 결과를 낼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뉴시스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다. 한국도 완전체 전력은 아니었기 때문. 홍명보호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하는 황인범(페예노르트)와 그의 파트너 역할 1순위인 백승호(버밍엄시티)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다. 중원을 새로운 조합으로 꾸리다보니 공수 연결고리가 매끄럽지 못했고, 답답한 경기 양상이 반복됐다.

 

홍명보호에는 이제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 내년 6월11일에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 이전에 A매치를 치를 수 있는 건 내년 3월 한 차례뿐이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그간의 결과들을 분석해 세밀한 전술 수정을 통해 3월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만 월드컵 본선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대표팀은 통상 월드컵이 열리는 해 1∼2월에 해외 동계 훈련을 해왔지만, 홍명보 감독은 동계 훈련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동계 훈련에는 대표팀 주축들인 유럽파들이 참가하기 힘든데다 K리그 팀들의 차출 부담과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일정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가나와의 경기에서 가나에 1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홍명보 감독은 “이제 내년 3월 평가전 이후 월드컵 본선을 치르는데,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터프한 시즌을 보내야 한다”면서 “큰 부상 없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야한다. 우리도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관리하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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