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과 임금교섭 최종 불발
11월 서울·인천·세종 등서 시작
전국 두 차례 릴레이 파업 예고
“돌봄 공백에 부모님 긴급 호출”
“눈치 보며 휴가” 학부모들 혼란
교총 “파업 방지법 필요” 주장
세종에서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기르는 A씨는 얼마 전 타 지역에 사는 친정 부모님께 급히 연락했다. 20일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진행돼 아이 학교의 돌봄교실이 문을 닫는다는 연락을 받아서다. A씨는 “평소 아이가 돌봄교실에 1∼2시간 머물다 태권도장에 가는데 돌봄교실에 못 가서 수업 끝난 후 공백이 생겼다”며 “일 때문에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부모님께 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전국 학교 급식·돌봄 노동자들이 20일부터 릴레이 총파업에 들어간다. 급식실이 문을 닫으면서 각 학교가 빵 등 대체식 마련에 나선 가운데 돌봄교실이 운영되지 않는 학교의 맞벌이가정도 각자 돌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17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급식·돌봄 노동자 등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10만명이 소속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달 20∼21일, 다음 달 4∼5일 릴레이 총파업을 예고했다.
교육부와 전국 교육청은 연대회의와 올해 8월부터 임금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고, 지난달 말 연대회의는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는 교육 당국을 규탄한다”며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후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이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으나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파업은 지역별로 나눠 하루씩 진행된다. 첫날인 20일에는 서울·인천·강원·세종·충북 지역 학교 노동자들이, 21일에는 광주·전남·전북·제주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다. 이후 다음 달 4일에는 경기·대전·충남, 5일에는 경남·경북·대구·부산·울산에서 파업이 진행된다.
연대회의는 총파업을 예고한 뒤에도 교육 당국이 대책을 내놓지 않아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학교 급식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고 있지만 환기시설 개선 사업은 지지부진하고, 방학 중 무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교육부와 교육청은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속적인 차별과 불안정성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교육 당국은 학생과 학부모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 중이다. 당장 20일 파업이 예고된 지역 학교들은 급식 대신 빵과 우유, 과일 등의 대체식을 지급하기로 하고 대부분 계약을 끝내 급식실 중단으로 인한 혼란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일부 학교에선 돌봄교실도 문을 닫아 학부모들이 불편이 불가피하다. 세종의 B초등학교는 “교육공무직 총파업으로 20일에 돌봄교실 운영이 중단돼 가정 돌봄을 권장한다”며 “돌봄이 꼭 필요한 학생은 학교 도서관에서 머물 수 있으나 간식이나 귀가 지도는 운영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B초 1학년 학부모는 “평소 아이가 돌봄교실에 있다가 돌봄 전담사가 시간을 알려주면 학원 차를 타러 가는데 휴대전화도 없어서 혼자 도서관에 있다가 학원 차 타러 가기 어려울 것 같다”며 “반차를 쓰고 아이를 데려와야 할 것 같은데 회사에 눈치 보여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교 급식·돌봄·보건 노동자 파업 시 최소한의 대체인력 투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학교 파업 피해방지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은 노조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이 금지돼 있다. 교총은 “교육공무직의 근무환경 개선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학생과 학교를 대상으로 파업을 반복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학교 파업 피해방지법은 노동자의 파업권을 존중하면서도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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