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자체는 나쁜 게 아냐”…문제는 가공도와 섭취 형태
“완전 끊는 게 아닌 덜 가공된 형태로 바꾸는 게 건강의 핵심”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어떤 탄수화물을 먹느냐’에 따라 건강의 향방이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식사나 간식으로 자주 먹는 빵·떡·면 중 어떤 식품이 건강에 가장 악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빵이 최악의 탄수화물”이라고 지적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빵은 재료부터 조리 방식, 혈당 반응까지 건강에 불리한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지방, 포화지방의 ‘이중 부담’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카페에서 판매하는 빵류 제품을 조사한 결과, 1회 섭취 기준(70g)당 평균 트랜스지방 0.3g, 포화지방 9g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각 케이크 1개(268g)에는 트랜스지방 1.9g이 함유돼 있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섭취 한도(2.2g)의 86%에 해당한다.
포화지방 함량은 50g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1일 기준치(15g)의 3배를 넘었다.
소비자원은 업계에 “경화유 사용을 자제하고 원재료의 지방 함량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소비자에게는 “빵과 튀김류 섭취를 줄이고,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섭취량을 조절하라”고 당부했다.
◆‘단순당+지방’의 위험한 조합…굽는 과정에서 생기는 ‘노화 물질’ AGEs
빵은 밀가루 외에도 버터, 마가린, 쇼트닝 등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이 재료들은 고지방 성분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혈관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한 영양학 전문가는 “빵은 단순히 탄수화물이 아니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함께 들어 있어 혈당과 혈관 건강에 이중 부담을 주는 식품”이라며 “단순당과 포화지방의 결합은 혈당을 급격히 높이고, 동시에 염증 반응을 촉진시킨다”고 설명했다.
빵은 고온에서 구워지면서 최종당화산물(AGEs)이 다량 생성된다. AGEs는 혈관과 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노화·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AGEs는 단순히 살찌는 문제가 아니라 세포 노화와 염증성 질환의 속도를 높이는 물질”이라며 “빵을 자주 먹는 식습관은 장기적으로 건강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면·떡. 단순 탄수화물이지만 상대적으로 덜 위험”
흰빵의 혈당지수(GI)는 70 이상으로, 식후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한 전문가는 “식후 혈당이 빠르게 오르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며 “남은 당은 지방으로 전환돼 복부비만과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어 “AGEs가 많은 식품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면과 떡 역시 탄수화물 덩어리지만, 조리 과정에서 지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한 임상영양사는 “같은 탄수화물이라도 열량 밀도는 완전히 다르다”며 “면이나 떡은 단순 탄수화물이지만 빵처럼 버터나 크림이 들어가지 않는다. 빵은 밀가루에 지방이 더해져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월등히 높다”고 전했다.
또한 면류를 먹을 때는 단백질과 채소를 함께 섭취하면 혈당 상승을 완화할 수 있다.
그는 “라면이나 우동 같은 고GI 식품이라도 달걀·두부·고기를 함께 먹으면 혈당 급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빵, 왜 다이어트의 적인가?
다이어트 전문가들은 “빵은 포만감이 오래가지 않아 간식 섭취로 이어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혈당이 급등락하면서 ‘탄수화물 중독’ 패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 끼에 빵 한 조각만 먹어도 금세 허기가 찾아오고, 간식으로 이어진다”며 “결국 섭취 칼로리가 늘어나 체중 조절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 “그래도 먹고 싶다면? ‘현명한 선택’을”
빵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통곡물빵·호밀빵 등 혈당지수가 낮은 제품을 고르고, 단백질과 함께 섭취해야 한다.
이런 조합은 소화·흡수 속도를 늦추고 혈당 스파이크를 완화하기 때문.
트랜스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낮춘다. 마가린·쇼트닝이 들어간 빵류는 피해야 한다.
탄수화물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는 가공도와 섭취 형태다.
전문가들은 “빵보다는 밥, 밥보다는 잡곡밥”을 권장한다. 자연에 가까운 형태일수록 영양 밀도가 높고 혈당 반응은 완만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을 끊는 것이 아닌 덜 가공된 형태로 바꾸는 것이 건강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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