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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권유받는 40대, 취업 못하는 30대”…AI는 일하고 사람은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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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0 05:00:00 수정 : 2025-11-10 05:26:31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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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이제 일상화된 구조조정으로 변화
1%대 저성장 고착, 일자리 창출 여력 약화
AI·디지털 전환으로 신입 채용 감소 가속화
청년 ‘쉬었음 인구’ 45만명, 체념·냉소 확산
“일자리의 양보다 일의 의미를 재정의해야”

생성형 AI·저성장·인구 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고용 불안이 일상이 되고 있다. 기업의 ‘희망퇴직’은 위기 대응책이 아닌 상시 인력 재편의 수단으로 변했다.

 

지금의 고용 불안은 경기 침체, 기술 혁신, 인구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게티이미지

청년층은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체념에 빠지고 있다. 세대 간 고용의 단절이 한국 사회의 또 다른 균열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실적 좋아도 퇴직 공고”…상시 구조조정이 된 ‘희망퇴직’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희망퇴직’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이제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연령대도 50대에서 40대까지 내려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은행권이다. 2024년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22조4000억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자 이익만 60조원에 육박했지만, 동시에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는 20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2357명 △2023년 2392명 △2024년 1987명. 실적과 무관하게 인력 구조조정이 일상화된 것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희망퇴직이 과거엔 기업의 위기 대응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디지털 전환 과정의 상시적 인력 재편으로 자리 잡았다”며 “실적이 좋은 산업에서도 희망퇴직이 이어진다는 건 ‘고용 안정’이 더 이상 성과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성장 멈춘 한국…“저성장은 구조, 일자리 창출력은 약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2023년 12위에서 2030년 15위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대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성장률은 0.9%, 내년도 1.8%에 머물 전망이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은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성장률이 1%대에 머무는 한, 청년층 신규 일자리 창출 여력은 계속 약화될 수밖에 없다.

 

IMF의 전망은 청년 고용 위축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뜻이다. 2030세대는 기술, 자본, 인구라는 세 벽에 동시에 맞서야 하는 세대다.

 

◆“영포티가 부럽다”…세대 갈등 키우는 ‘운의 경제학’

 

40~50대는 산업 성장기의 ‘정규직 황금기’를 지나왔다. 반면 20~30대는 고용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에 진입했다.

 

이 때문에 청년층 사이에서는 “운이 나빴다”는 냉소가 번지고 있다.

 

“4050세대는 고용의 안정기를 경험했지만, 2030세대는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세대다.

 

세대 간 불평등이 노력의 차이가 아닌 시대의 운으로 인식되며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청년층의 ‘영포티’ 질투는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닌 구조적 불평등의 반영”이라며 “근본 원인은 기회의 불균형에 있다”고 진단했다.

 

◆AI와 고용의 재편…“신입보다 알고리즘이 낫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노동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단순 업무뿐 아니라 기획·분석 등 ‘머리 쓰는 일’까지 대체하면서, 기업들은 ‘신입 채용 축소’라는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기획·분석 영역까지 침투했다. 특히 신입 채용 감소는 디지털 도입 속도와 비례한다.

 

AI 효율성에 익숙해진 기업들은 인건비 절감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청년 진입이 줄면 조직의 ‘혁신 동력’도 함께 사라진다.

 

◆“일의 의미가 사라졌다”…취업 의지 잃는 청년들

 

취업난은 체념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15~29세 청년층 중 ‘쉬었음’ 인구는 약 45만명, 전체의 17%에 달했다.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사람이 일할 이유’를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세대 전체가 노동에서 멀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

이 중 34.1%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30대 ‘쉬었음 인구’도 32만8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 증가는 단순한 구직 포기가 아닌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구조적 체념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노동 전문가는 “이들이 말하는 ‘일자리가 없다’는 건 임금의 문제가 아닌 ‘일의 의미’가 사라졌다는 뜻”이라며 “노동시장 냉소가 확산되면 회복은 더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고용의 ‘재정의’ 필요해”

 

지금의 고용 불안은 경기 침체, 기술 혁신, 인구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제는 일자리의 양보다 ‘일의 재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사람이 일할 이유’를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세대 전체가 노동에서 멀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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