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교사부터 전문 암표기업까지…220억원 암표 유통한 17개 업자에 세무조사 착수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5-11-06 12:02:00 수정 : 2025-11-06 14:14:20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류 콘텐츠 관련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A업체는 B업체에게 티켓당 1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K-POP 콘서트 암표를 매수했다. B업체는 100명이 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도록 해 암표를 매집했다.

 

A업체는 B업체를 통해 확보한 4만여장의 암표를 6년에 걸쳐 관광객 등에게 팔거나 정가의 2.5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인터넷에 재판매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두 업체는 100억원에 달하는 수입액을 축소 신고했다. A업체의 경우 대표자·직원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이 실제 근무하지 않았는데도 인건비 지급대상으로 신고해 경비를 부풀렸다. 국세청은 A·B업체의 수익규모를 검증해 과소 신고분을 추징하고, 경비처리 적정성 여부 또한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팬심을 악용해 폭리를 취해 온 전문 암표상 개인·법인 등 17개 업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대상에는 전문 암표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근무자·사립학교 교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수만건 이상의 거래를 통해 약 220억원의 암표를 유통한 것으로 추정됐다. 암표업자를 대상으로 국세청이 기획조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암표팔이 수법은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분류된다. 우선 가장 전형적인 형태가 온라인 플랫폼이나 중고거래 커뮤니티를 통해 입장권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형태다. 이 유형에 속한 업자들은 수년에 걸쳐 4만건 이상의 주요 입장권을 확보한 후 정가의 최대 30배가량으로 가격을 높여 암표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정상 가수와 공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취급한 C씨의 경우 주요 공연은 정가 대비 약 15배에 달하는 240만원에, 주요 프로야구 경기는 10만원 수준의 입장권을 200만원 가량으로 재판매했다. 대부분의 암표를 정가 대비 2배 이상 가격으로 재판매했지만 수익은 과소 신고했다. 조사결과 C씨는 수년에 걸쳐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8억원 상당의 예금·부동산을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종사자와 교사 역시 이런 수법을 사용해 각각 4억원, 3억원 이상의 암표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암표판매를 통해 해외 관광객 유치해 폭리 취하고 과소신고한 사례. 국세청 제공

두 번째 방식은 티켓 구매 희망자를 대신해 예매하는 ‘대리 티켓팅’ 방식이 활용된 사례다. 국세청에 따르면 대리 티켓팅업자들은 전문 노하우를 갖춘 암표업계의 ‘프로 선수’로 일부는 조직적인 사업체로 발전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한 업체는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혜택을 받거나 빼돌린 소득으로 수억원대 국내·해외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불법 예매를 조장하는 방식도 활용됐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한 번의 실행으로 키보드 입력 등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주는 프로그램으로, ‘티켓팅 전쟁’의 필수 장비로 여겨진다. 이에 매크로 예매 티켓 유통에 따른 단속 위험을 피하기 위해 아예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판매하는 사례도 나타났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실제 한 조사대상자는 2010년대 중반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수천건의 판매이력을 자랑했고, 수익은 차명계좌 등으로 받아 신고 누락한 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마지막으로 매크로 프로그램 제재를 피해 ‘온라인 새치기’를 가능케 하는 직접 예약링크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가용수단을 적극 활용해 암표판매와 관련된 현금거래를 빠짐없이 확인하고, 정당한 세금을 추징해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포토

54세 고현정, 여대생 미모…압도적 청순미
  • 54세 고현정, 여대생 미모…압도적 청순미
  • 하지원 '수줍은 손하트'
  • 전종서 '순백의 여신'
  • 이유미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