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발효로 2200선까지 빠졌지만
상법 개정 지배구조 개선 정책 주효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 커져
AI 수요 확대에 K반도체 상승 주도
2025년 64% 급등… G20국 중 압도적 1위
日 닛케이 사상 첫 5만… 亞 동반 불장
“관세협상 변수·유동성 장세 한계 여전”
코스피가 27일 전인미답의 4000선에 올라서면서 꿈의 지수인 ‘오천피’(코스피 5000) 여정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2200선까지 후퇴했던 코스피는 대형 기술주가 상승 흐름을 주도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랠리가 이어졌고 정책 지원과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된 환경이 수급을 뒷받침했다. 무역갈등과 관세협상 등 대외 변수가 여전한 만큼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다는 경계론도 대두하고 있다.
◆3000 돌파 4년10개월 만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것은 2021년 1월 처음 3000선을 돌파한 지 약 4년10개월 만이다. 지난해 2700대를 넘어섰던 지수는 올해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로 2200선까지 후퇴했다가 올해 6월 새정부 취임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우며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관련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7월 이후 상승세가 본격화했다. 9월 중순 3400선에 올라선 코스피는 10월 들어 1∼4 거래일 간격으로 마디지수를 갈아치우며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증권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오천피’ 로드맵에 따라 밸류업과 지배구조 개선, 세제 합리화 등 패키지가 추진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완화 기대가 커지며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하며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고 기술주 중심의 상승 탄력이 강화했다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가 실적 개선 기대와 투자 사이클 전망에 힘입어 시가총액 상단을 끌어올렸다. AI 인프라 확장과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관련 밸류체인이 동반 강세를 보였고, 2차전지 소재·장비군의 재평가도 지수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메모리와 AI 인프라 수요 전망이 상향 조정돼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가 지수 레벨업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대내외적인 요인에 힘입어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국가 지수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64.27%가 급등했다.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유일하게 6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25.9%)나 홍콩 항셍지수(30.41%), 영국 FTSE 100(18.02%), 독일 DAX(21.75) 지수를 압도했다. 연일 최고가를 경신한 미국 S&P500(15.47%)이나 미국 나스닥(20.17%)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저조했다.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한국 증시의 재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정 가능성·변동성 경계”
이날 아시아 증시도 급등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6% 오른 5만512로 거래를 마쳐 사상 처음으로 5만선 고지에 올랐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고조, 미·중 무역마찰 완화 기대감, AI 관련 업종 호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대만 자취안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68%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18% 올라 연중 고점을 갈아치우는 등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아시아 주요 증시를 밀어올렸다.
시장의 관심은 이재명정부가 공약한 ‘오천피’가 현실화할지에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여지는 인정하면서도 4000선 이후의 조정 가능성과 변동성 확대를 경계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코스피 상승은 반도체 사이클이 굉장히 좋은 호황 국면이라 그 흐름에 편승해 올라탄 것 영향이 크다”며 “4000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극복할 만한 좋은 뉴스가 많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남아 있고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기업의 수익성도 좋지 않다”며 “추가 상승을 위해선 기업 활력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전 세계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린 데다 상법 개정 등 제도 변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부 완화됐다”면서 “유동성 장세만으로는 상승 체력에 한계가 있고 잠재성장률 하락과 실질성장률 0%대 국면에서는 코스피 상승력이 제한되므로, 근본적인 경제 기초체력을 빌드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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