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노미야 예약 38배↑·나하 렌터카 250%↑…대도시 대신 로컬 체험 선호 ‘뚜렷’
일본, 홍콩, 대만, 베트남 등 단거리 해외여행지가 꾸준히 사랑받는 가운데 기존 인기 국가 안에서도 ‘새로운 얼굴’들이 부상하고 있다.

대도시의 번잡함 대신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숨은 소도시’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일본·베트남, 소도시 예약 급증…후지노미야 38배, 사파 60% 이상↑
21일 여행 플랫폼 클룩(Klook)이 공개한 2025년 1~9월 해외여행 예약 데이터를 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국가는 일본·홍콩·대만·베트남 순이었다.
눈길을 끄는 건 이들 국가 내에서도 ‘비(非)대도시’ 지역의 예약 급증세다.
일본 시즈오카현의 후지노미야는 전년 대비 예약 건수가 무려 38배 이상 폭증했다.
오키나와의 나하 역시 렌터카 예약이 250% 급증했다. 베트남 북부의 고산도시 사파는 60% 이상 성장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 관광보다 현지의 문화와 자연을 체험하려는 여행자들이 늘면서 이런 변화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현지 문화 깊이 체험”…로컬 중심 ‘느린 여행’이 대세
전문가들은 이번 트렌드를 ‘경험 중심 여행(Experience-oriented Travel)’의 확산으로 해석한다.
여행 트렌드 전문가는 “최근 여행 소비자들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지역의 일상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로컬 여행지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지노미야나 사파처럼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후지노미야는 후지산 자락에 자리한 소도시로, 온천·미식·쇼핑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여행 상품으로는 후지산 명소 투어, 아울렛 쇼핑, 온천 체험 등이 있다.
한 여행자는 “도쿄보다 훨씬 조용하고,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도심 풍경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베트남의 사파는 인도차이나 반도 최고봉인 판시판산(해발 3143m)과 소수민족 마을이 어우러진 고산도시다.
최근 하노이~사파 고속도로 확충으로 접근성이 개선되며, ‘접근 가능한 오지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혼잡한 도시보다 조용한 휴식”…MZ세대가 이끄는 감성 여행
소비자 심리 전문가는 “여행자들이 혼잡한 도심보다는 조용하고 여유로운 환경에서의 힐링 경험을 선호하고 있다”며 “SNS에서는 ‘나만 아는 여행지’, ‘숨은 명소’라는 키워드가 MZ세대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MZ세대 여행자들은 ‘핫플레이스’보다 감성적이고 독특한 지역 경험을 중시한다.
나하의 자유여행 수요 급증 역시 이를 반영한다.

렌터카 예약이 250%나 늘어난 것은 “스스로 일정을 설계하고 움직이는 자유여행의 확산”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자유여행이 보편화되면서 개인 맞춤형 일정과 탐험형 여행 욕구가 맞물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소도시 여행,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관광산업 전문가는 “이 같은 흐름은 대도시 관광 과밀화를 완화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긍정적인 변화”라며 “소도시 여행 확산은 지속 가능한 관광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여행 플랫폼, 항공사, 지방정부가 협력해 소도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덧붙였다.
대도시의 화려함보다 낯선 소도시의 따뜻함이 한국인 여행자를 움직이고 있다.
2025년 여행 키워드는 ‘로컬 감성’, ‘경험 중심’, ‘자유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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