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도 2021년 1.9%서 3.3%로↑
경기침체로 자영업자 등 상환 못해
당국, 채무조정·이자부담 완화 나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같은 카드대출로 돈을 빌렸다가 한 달 이상 연체된 대출금액이 1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 카드대출 및 연체 현황’을 보면 올해 8월 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된 전체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금액이 1조48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말 1조3720억원에서 1년 만에 8% 늘어난 수치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카드대출 규모가 44조6650억원에서 44조7850억원으로 소폭(0.3%)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카드대출 연체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7180억원이던 전체 연체 금액은 2022년 8600억원, 2023년 9830억원, 2024년 1조940억원으로 늘었다. 2021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전체 연체 금액이 2배 넘게 뛴 것이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2021년 1.9%에서 올해 8월 말 3.3%로 높아졌다.
대출 잔액이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연체액이 급증한 것은 경기 둔화 여파로 자영업자나 취약계층 등 차주의 상환 여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다중채무 대출 잔액은 750조5000억원으로, 1분기(753조3000억원)보다 0.37% 감소했지만, 연체율은 1분기 1.92%에서 2.07%로 상승해 11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상환 능력 제고를 위해 채무조정과 이자 부담 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금융위원회는 ‘성실상환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책’을 내놓고 대출 갈아타기, 중도상환수수료 완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강 의원은 카드대출 연체가 늘어나는 데 대해 “은행 대출 문이 좁아지자 취약 차주 계층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도 카드론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카드사가 부실채권의 적절한 상·매각을 통해 변동 폭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관리를 하도록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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