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재구속 상태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두번째 소환 기일을 통보했다. 이번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강제구인에 나서겠단 계획이라 윤 전 대통령 출석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14일 오후 2시까지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특검은 앞서 지난달 28일과 이달 5일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두 차례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세번째 대면 조사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진행되는 첫 조사다.
그간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조사 일정, 출석 방식을 두고 반발하며 일부 조정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아예 출석 자체에 불응한 적은 없었다. 이를 두고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과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구속영장 발부 이후 윤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불출석했다. 전날 예정됐던 특검 조사도 불응했는데, 두 일정 모두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라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를 두고 윤 전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결정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9일 열린 구속심문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업무의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특검이 가장 정치적이고 편향된 수사를 하고 있다"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 사법부가 정의와 원칙을 명확히 세워줄 것을 부탁한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이에 오는 14일 오후 조사 역시 윤 전 대통령이 불출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최근 수사와 법원 심문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몸이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구치소로부터 윤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특검이 두번째 소환도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구인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전 대통령이 결국엔 특검의 요구에 응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의해 구속됐을 당시에도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의 부당한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공수처는 당시 세 차례 강제구인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당시 대통령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은 구치소 내에서도 경호처의 간접 경호를 받았다. 공수처도 현직 대통령을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낸다는 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 신분이 된 윤 전 대통령은 이제 경호처 경호가 아닌 구치소 교도관들의 계호를 받고 있다. 또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끝까지 저항할 경우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라, 결국엔 특검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을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더이상 쓸 수 있는 카드가 몇장 남아있지 않는 상황"이라며 "반발 차원에서 버티더라도 정말 마지막 구인을 하게되는 상황이 오면 마지못해 특검에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지영 내란특검 특검보는 전날 "윤 전 대통령이 구속영장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오는 14일에도 소환에 불응할 경우 형사소송법상 다음 절차(강제구인)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다른 피의자와 다르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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