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회의를 계기로 외교장관회의를 열고 3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11일(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반도 및 지역 정세, 3국 간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3국의 외교장관회의는 지난 4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교장관회의 계기 개최된 데 이어 약 3개월만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로는 처음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가 끝나지 않아 한국은 박 차관이 대리 참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일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확고함을 재확인하고, 3국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강력한 대북 억제를 유지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박 차관은 이와 관련해 남북 간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설명하고 미·일 측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3국은 역내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인태 지역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3국은 또 에너지·조선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핵심광물을 포함한 공급망 안정, 인공지능 등 핵심·신흥 기술 분야 협력도 심화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아울러 최근 한미일 기술 리더 연수 프로그램 및 제2차 미래세대 리더 서밋 등 3국 차세대 교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평가했고, 3국은 이런 모멘텀을 이어 나가 한미일 협력의 미래 동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미·일은 앞으로도 각급에서 계속 긴밀히 소통하며 한미일 협력의 구체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회의에서 “(차관) 취임 후 첫 소다자 회의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한 것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조 하에서 한미일 협력을 지속 발전시키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국 간 단합을 공고히 하며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회의에 앞서 루비오 장관에게 최근 미국 텍사스 홍수 피해에 대해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도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박 차관과 루비오 장관, 이와야 외무상은 3국 협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데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세 사람은 국방력 및 억제력 강화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에너지, 디지털 인프라·조선 등을 포함해 공동의 경제 기회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회복력을 높이는 방안, 안보와 핵심 기술,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은 발표되진 않았다.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려 회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던데다 준비 기간도 촉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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