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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40만원도 못번다는데?”…그래도 ‘치킨집’ 차리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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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2 05:00:00 수정 : 2025-07-12 06:01:44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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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쉬웠지만, 버티는 건 어려웠어요”…치킨집 창업의 불편한 진실

수익성·생존율 모두 ‘최하위’…지난해 15만명 이상 외식 자영업자 폐업

지난해 15만명이 넘는 외식업 자영업자가 폐업한 가운데 치킨 전문점이 수익성과 생존율 양면에서 가장 취약한 업종으로 나타났다.

 

치킨 전문점이 수익성과 생존율 측면에서 가장 취약한 업종인 것으로 집계됐다. 게티이미지

1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치킨집의 평균 연간 영업이익은 1711만원으로 외식업 전체 평균(2246만5000원)을 크게 밑돌았다. 치킨집 10곳 중 7곳(72.2%)은 연 2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성 저하는 곧 생존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치킨집의 3년 생존율은 45.4%로 전체 외식업 평균(53.8%)보다 낮았다. 절반 이상이 창업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셈이다.

 

치킨집 외에도 △통신판매업(45.7%) △분식점(46.6%) △패스트푸드점(46.8%) 등 소규모 외식·판매 업종은 모두 3년 생존율이 50%에 못 미쳤다. 창업이 쉬운 업종일수록 경쟁 과열과 낮은 수익성으로 폐업 위험도 높은 구조다.

 

◆왜 치킨집만 유독 위험할까?

 

전문가들은 치킨 전문점의 낮은 생존율이 단순한 업종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취약성’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우선 진입 장벽은 낮은 반면 창업 비용은 높은 역설적 구조가 문제로 꼽힌다. 치킨집의 평균 창업 비용은 9394만1000원으로 외식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교적 쉽게 창업할 수 있지만, 초기 투자 부담과 손실 위험이 큰 셈이다.

 

고정비 부담도 상당하다. 원재료비와 광고비, 배달 수수료 등 지속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많아, 실질적인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치킨집은 ‘진입은 쉽지만 생존은 어려운 대표적 업종”이라며 “배달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광고비까지 감안하면 결국 사장님 손에 남는 돈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창업 전에 반드시 따져봐야 할 점

 

또 다른 전문가는 “치킨집은 외식업 중에서도 수익을 내기도 전에 고정비에 짓눌려 폐업하는 사례가 많다”며 “프랜차이즈 위주의 출점 경쟁과 배달 플랫폼 중심 유통 구조가 개별 자영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치킨은 잘 팔린다는 인식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티이미지

치킨은 국민 간식이자 꾸준한 수요를 보이는 품목이지만, 단순히 "치킨은 잘 팔린다"는 인식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 전문가는 “지역 상권 분석, 원가율 계산, 효율적 운영 전략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1~2년 내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시장 진입 전 충분한 준비와 냉정한 수익 구조 검토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젠 치킨보다 기술이다”…생존율 높은 업종은?

 

실제로 생존율이 높은 업종들은 초기 창업 비용이 적거나 기술 기반 서비스 업종이 많았다. △미용실(73.4%) △펜션·게스트하우스(73.1%) △교습학원(70.1%)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업종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인기도보다 장기적 운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망 업종’이라는 말에만 혹하지 말고, 비용 구조와 경쟁 상황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높은 창업 비용, 낮은 수익성, 과열 경쟁이라는 3박자를 모두 갖춘 업종이라면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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