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347억弗… 0.03% 소폭 줄어 보합
역대 3위 기록… 무역수지 278억弗 흑자
반도체 11.4% 증가한 733억弗 ‘최고치’
6월에도 149.7억弗… 역대 최대 실적
관세 직격탄 車, 하이브리드 호조에 견조
1.7% 감소한 364억弗 상반기 ‘역대 2위’
수출지역 미·중 줄고 印·CIS 증가 다변화
우리나라 수출에서 양대축 중 하나인 자동차가 미국 고관세 조치로 대미 수출은 감소했으나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게 받쳐주며 상반기 전체 수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동차도 지난해와 비교해 수출이 줄긴 했으나 하이브리드차 수출 호실적 등에 힘입어 감소폭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은 334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03% 소폭 하락, 보합세를 보이며 지난해에 이은 역대 3위에 올랐다. 수입은 3069억달러로 1.6%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278억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15개 주력 수출품목 중 상반기에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반도체 △무선통신 △컴퓨터 △선박 △바이오헬스 5개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품목은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는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제품 수요가 높은 데다 올해 메모리제품 고정 가격도 올라 상반기 수출액이 733억달러(전년 동기 대비 11.4%↑)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인공지능(AI) 수요가 오르고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건설도 많아지며 DDR5 16Gb 기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지난 1월 3.75달러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달에는 5.10달러로 인상됐다. 이런 효과로 지난달 수출액도 월별 사상 최대인 149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양대 수출품목인 자동차도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줄었으나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도 실적을 잘 지켜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관세율 25%)는 철강·알루미늄(〃 50%)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소수 산업 중 하나인 데다 국내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이 늘며 과거에는 수출 실적으로 잡히던 물량이 빠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상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364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 실적이 워낙 좋았던 탓에 판매는 감소했어도 상반기 역대 2위에 올랐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63억달러를 수출해 6월 중 최대실적을 보였다. 산업부는 “유럽연합(EU)으로 전기차 중심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중고차 수출도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수출 지역은 다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양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은 모두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자동차·일반기계 수출 부진으로 3.7% 감소한 622억달러, 대중 수출은 반도체 수출 감소로 4.6% 감소한 605억달러로 파악됐다.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16.8%)와 일반기계(-16.9%로) 품목이 급감한 것과 관련, 서가람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품목 관세를 부과받는 산업의 마이너스 폭이 컸다”며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도 줄어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미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중 수출 감소 배경으로는 “중국 내수 부진, 반도체 자체 생산 등이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미국 관세 영향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 물량이 둔화하면서 우리의 대중국 부품 수출도 줄어드는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유럽연합(EU), 중동, 인도, 독립국가연합(CIS)은 상반기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세안에는 반도체와 선박을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했고 EU로도 자동차 수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며 미·중 의존도는 낮아진 모습이다.
미국 고관세 우려로 상반기에 미리 출하를 앞당기는 ‘밀어내기’ 수출이란 해석도 있으나 반도체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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