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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친다… 한국 극장산업 지각변동 예고

입력 : 2025-05-08 21:16:43 수정 : 2025-05-08 21: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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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2·3위간 합병 양해각서
방식·지분 등 구체안 추후 확정
성사 땐 CGV 규모 뛰어 넘어

국내 멀티플렉스 점유율 2위 롯데시네마와 3위 메가박스가 합병한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를 보유한 메가박스중앙은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양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합병 방식과 비율 등 구체적인 합병안은 추후 확정할 방침이다.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는 각각 롯데쇼핑이 지분 86.37%, 콘텐트리중앙이 95.98%를 갖고 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두 영화관의 스크린 수는 1682개로 CGV(1346개)를 넘어서는 최대 규모 멀티플렉스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시네마 전국 스크린 수는 915개, 메가박스는 767개다.

영화관 운영과 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영위하는 양사의 합병으로 제작과 배급 분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쌍천만’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를 배급했다.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서울의 봄’, ‘범죄도시’ 2∼4편 등을 성공시켰다. 롯데는 초히트작 웹소설을 영화화해 올여름 시장을 노리는 텐트폴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을, 플러스엠은 나홍진 감독의 기대작 ‘호프’ 등을 차기 라인업으로 준비하고 있다.

두 공룡의 합병은 극장 산업이 전례 없이 붕괴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결단이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멀티플렉스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부터 급격한 침체를 겪었다. 코로나19 회복 이후에도 수익성은 회복하지 않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했고, 메가박스중앙은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극장 상황은 더 비관적이다. 이렇다 할 흥행작이 나오지 않아 1분기 극장 총관객수가 2081만명을 기록, 지난해에 견줘 약 32.65%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인 2019년 연간 총관객수는 2억2668만명에 달했지만, 현재 추세라면 올해는 1억명 고지 돌파도 난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기간에 촬영해 개봉을 기다리는 이른바 ‘창고 영화’ 재고는 바닥을 보이고 있고,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세로 극장 산업 침체는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합병으로) 두 극장 체인이 출혈 경쟁을 완화하고, 절감한 비용을 영화시장에 재투자한다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면서도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지, 영화관을 외면하는 관객을 다시 불러올 근본적 대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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