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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담백 순두부? 약고추장 비빔밥? "다 됩니다"…제주 어머님들과 '호텔신라'가 만나면 [비쌀 이유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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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18 18:00:34 수정 : 2025-04-18 18: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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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70세, 어머니들 손맛 듬뿍
호텔신라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맛있는 제주만들기’(이하 ‘맛제주)’가 올해로 11년을 맞았다. ‘맛제주’는 호텔신라가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들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제주 음식문화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의 상생 프로그램이다. ‘맛제주’ 식당에 선정되면 제주신라호텔이 교육과 관리에 들어간다. 식재료 관리부터 육수·양념장 내는 법 같은 비법을 수시로 전수한다. 일종의 ‘호텔신라판 골목식당’으로 2014년 2월부터 현재까지 총 27개의 식당이 재개장했다. 식당별로 제주 로컬 식자재를 활용한 특색 있는 메뉴로 제주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먹거리 여행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17일 오전 10시 40분쯤 제주시 이도이동에 위치한 ‘시니어손맛아리랑’. 

 

점심시간을 앞두고 10평도 채 안되는 주방에는 ‘어머님’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시니어손맛아리랑’은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시니어 직원들이 일한다. 사회복지법인 ‘섬나기’ 제주시니어클럽에서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설립했다. 2012년부터 식당 운영을 희망하는 어르신들을 모집해 운영 중이다. 현재 6명의 직원이 3인 1조로 식당을 운영한다. 평균 나이는 약 70세로, 최고령은 79세다.

 

이 식당 메뉴는 단출하다. 얼큰한 맛과 담백한 맛으로 선택할 수 있는 ‘순두부찌개’와 ‘비빔밥’ 두 가지다. 두 가지 메뉴에 집중하다 보니 ‘제주 맛집’으로 정평이 나있다.

 

순두부찌개에 들어가는 순두부는 국산 콩만 고집한다. 직원들이 정성껏 가정식으로 순두부를 만들기 때문에 콩의 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순두부를 주문하면 갓 지은 솥 밭이 함께 나온다. 솥밥 마지막에 즐기는 누룽지는 소화를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한다.

 

제주에서 수확한 신선한 야채를 고추장에 쓱쓱 비벼 먹는 비빔밥도 별미다.  

 

비빔밥의 핵심인 고추장은 일반 시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호텔신라 셰프가 개발한 약고추장을 쓴다. 약고추장은 다진 제주산 돼지고기에 각종 양념을 넣어 버무린 고추장을 말한다.

 

기자가 야채, 고추장이 알맞춤인 비빔밥을 한 입 먹어보니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비빔밥 전문점 이상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가격도 착하다. 순두부찌개와 비빔밥 모두 1인분에 9000원이다. 제주에서 제대로 된 9000원짜리 정식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

 

그래서일까. ‘시니어손맛아리랑’은 호텔신라의 ‘맛제주’ 프로젝트 이후 매출이 5배 늘었다. 도민들이 주로 찾는 ‘맛집’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전국구로 거듭 났기 때문이다.  

 

박영준 제주신라호텔 셰프는 “식당은 고령의 어르신들을 위해 맞춤형 컨설팅으로 손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운영 과정을 간소화 했다”면서 “주변 상권을 분석해 건강식인 수제 순두부와 비빔밥으로 특화했다”고 말했다. 


윤성연 기자 ysy@segye.com,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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