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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안 팔고 클릭만으로 직거래… 거래금액 1년 새 18배 ‘쑥’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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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21 06:00:00 수정 : 2025-02-20 16: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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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인기몰이

별도 마케팅 없이 품질만으로 홍보 ‘톡톡’
산지 협동조합, 거래처 늘어 매출 증대
전국 돌며 거래 협상하던 노동력 아껴
유통비 평균 7.4%P 절감 ‘물류 효율화’
물류 이동거리 단축… 탄소배출도 줄여
개설 1년여 만에 월 거래액 1164억원
경북 상주에 위치한 월항농협은 조합원들이 생산한 참외를 수집, 판매하는 지역농협이다. 성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의 출자출하조직으로 1972년 설립된 이후 50년 넘게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월항농협은 지난해부터 참외 판매 방식에 변화를 줬다. 전통적인 방식에 ‘온라인’을 추가한 것. 정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하는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이 개장했기 때문이다. 월항농협은 온라인도매시장이 기존 판매처 외 추가적인 구매자를 확보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온라인 도매시장 등록 구매업체를 대상으로 참외를 노출해 전국의 다양한 구매업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충남 논산에 위치한 한 식용란선별포장업체에서 관계자가 달걀 출하를 준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예상은 적중했다. 온라인 도매시장에서 참외 특화상품 운영을 통한 상품 안내 및 배너 게시 등의 홍보 효과로 신규거래처 6곳이 확보됐다. 거래 물량은 43t으로, 1억6000만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기존 수도권 마트에만 집중됐던 유통구조에서 전국(대구, 전북 등) 각 지역마트까지 거래처가 늘어 매출 증대 및 안정적 판로 확보 효과를 얻었다.

또, 도매시장을 경유하지 않고 산지-소비지 직배송을 통해 유통비용률을 5.1%포인트 낮추고, 농가수취가는 2.8% 상승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이 같은 효과에 힘입어 월항농협은 앞으로 온라인도매거래를 전체 매출의 1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대형거래업체 외 중소 소매업체와의 거래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월항농협 관계자는 “중소 소매업체와의 비대면 거래과정에서 품위 등에 관한 분쟁 발생 빈도가 높지 않고, 업체 상호 조정이 크게 어렵지 않았던 거래 경험을 토대로 온라인도매거래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도매시장은 판매자뿐 아니라 구매자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14년 경기도 이천에 설립된 이화원은 마트나 백화점 등 대형 소매업체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벤더업체로 중간유통업체 역할을 담당한다. 취급하는 품목은 딸기, 감귤, 사과 등 과일로 그동안은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이용했다.

이화원은 기존 구매처 외 추가적인 산지 판매자 확보를 위해 온라인 도매시장을 이용하게 됐다. 담당자가 현장 방문을 통한 대면 면담 방식으로 산지 판매자를 발굴하는 대신, 온라인 도매시장 등록 판매업체를 검색해 손쉽게 거래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더업체의 특성상 다양하고 신선한 상품을 적기에 공급해야 하는데, 온라인 도매시장을 이용한 후로 전국을 돌며 탐색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영업력이 강화됐다. 이화원 관계자는 “산지 방문 및 협상을 위한 인력, 시간, 비용 등 절감이 가능하며, 도매시장도 경유하지 않아 유통단계 단축을 통한 물류 효율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화원은 지난해 11월 기준 148억원, 2057t에 달하는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실적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도매시장 이용과 비교해 11.9%포인트의 유통비용률 감소 효과와 이에 따라 농가수취가도 4.9%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온라인거래 결제자금(30억원)을 활용한 이자비용 등 금융부담 경감 및 구매여력 확대로 원활한 원물 확보도 가능했다는 평가다.

 

2023년 11월 출범한 온라인 도매시장은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몰리면서 거래금액이 급증하고, 이에 따른 유통비용 절감 효과도 확산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금액은 1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배 증가했다. 2023년 11월30일 공식 출범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2024년 거래금액 목표액인 5000억원을 넘어 6737억원을 달성했다. 그 결과 농가 수취가 3.5% 증가, 유통비용률 7.4%포인트 감소라는 성과를 냈다.

물류 이동거리가 줄면서 탄소배출 감축 효과도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도매방식을 비교할 경우 물류이동거리는 83만9862㎞ 단축되고, 이에 따른 탄소배출 감소량도 17만4924.28㎏CO₂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도매시장은 거래유형에서도 변화를 가져왔다. 오프라인 도매시장은 주로 경매(71%)를 통해 거래하는데, 경매는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시간적 경직성과 높은 가격변동성으로 장기적인 거래관계 형성 및 안정적 가격 유지에 한계로 작용했다. 반면 온라인도매시장에서는 판·구매자가 가격을 협의하여 결정하는 정가거래(96%) 중심으로 이뤄져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액 1조원 달성을 목표로 △가공식품·수산물 등 거래 품목 지속 확대 △규모화된 산지 조직의 거래 참여 촉진 △대형 유통업체, 온라인소매상 등 구매자 유형별 맞춤 지원 △판·구매자 정보 분석 및 플랫폼 고도화 등 거래 매칭 촉진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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