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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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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15 23:05:03 수정 : 2025-01-15 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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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최악의 대통령 배우자로 꼽히는 사람은 누구일까.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부인 메리 토드 링컨이다. 미국 역대 최고 대통령으로 인정받는 사람의 부인이 최악의 평가를 받는 건 아이러니다. 둘 사이에선 공통분모를 찾기 어렵다. 링컨은 흙수저로 정규 학력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반면 금수저인 메리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프랑스어를 구사할 만큼 고등교육을 받았다.

거기다 메리는 낭비벽이 심했고 성격이 보통이 넘었다. 백악관에 들어가자마자 2000달러짜리 가운, 장갑 84켤레 등을 백화점에서 사며 외상 빚을 지는가 하면 툭하면 링컨의 결점을 지적하며 ‘바가지’를 긁어댔다. 링컨의 우울증이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링컨 이야기’의 저자 데일 카네기는 “링컨이 암살된 것은 그의 결혼 생활에 비교하면 비극이라고 하기엔 부족하다”라고 적었다.

정반대 평가를 받는 사람은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노어 루스벨트이다. 빈민·유색 인종·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복지 확대를 위한 헌신은 그를 국모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는 남편을 미국 유일의 4선 대통령으로 만든 주요 원동력이 됐다. 그는 1945년 남편이 죽고 나서는 유엔 인권대사로 임명돼 세계인권선언 채택을 주도하기도 했다. 루스벨트의 경제브레인 렉스포드 터크웰은 “엘리노어의 결단으로 정부 정책들이 얼마나 많이, 폭넓게 방향 전환을 했는지 거론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대중 앞에 잘 나서지 않아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렸다. 그가 13일 “나는 나만의 생각이 있고, 나만의 ‘예’와 ‘아니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나는 남편이 말하는 것이나 하는 일에 항상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럴 때는 트럼프에게 조언해 준다. 때로는 그가 내 말을 듣기도 하고, 듣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고도 했다. 오는 20일 시작되는 트럼프 2기를 앞두고 전 세계 경제·안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가 궤도 이탈이나 과속을 하지 않도록 멜라니아가 묵직한 조언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가 엘리노어의 길을 가길 바란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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