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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흑인 맞냐”… 트럼프, 인종주의 발언 논란

입력 : 2024-08-01 19:46:35 수정 : 2024-08-01 2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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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흑인언론인협회 초청 토론서
“인도계 혈통 홍보하더니 흑인 변신”
박빙 구도에 인신공격 수위 높여
해리스 “분열조장·무례” 쏘아붙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그의 흑인 정체성을 공격하는 발언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유색인종, 여성 경쟁자와의 대결 구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주의적 면모가 더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녀는 항상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홍보했다. 나는 몇 년 전까지, 그녀가 흑인으로 변신하기 전까지 그녀가 흑인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그녀는 흑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 한다”며 “그녀가 인도계냐 흑인이냐, 나는 모르겠다”고 조롱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아버지는 자메이카계 흑인, 어머니는 인도계 미국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녀는 변호사 시험에 떨어졌으며 인지력 시험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고 비난하는 등 인신공격도 거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민주당의 유화적인 이민 정책이 흑인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남부 국경 문제에 책임이 있는 ‘국경 차르’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한 중남미 국가들과의 외교 업무를 맡은 것을 지목한 것이다. 대세론을 굳혀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바뀌면서 선거가 다시 박빙 구도로 돌아서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인신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대선 유세 도중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3명의 여성 흑인 토론자를 비롯해 흑인 언론인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토론은 갈등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러라고 자택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과 식사한 사실을 거론한 기자의 질문에 “인사 한마디 없이 처음부터 이렇게 끔찍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당신이 ABC 출신이냐. 끔찍한 가짜뉴스 방송”이라고 비난하는 등 흑인 언론인들과 싸우다시피 했다. 그가 토론에서 “나는 에이브러햄 링컨 이후 흑인을 위한 최고의 대통령이다”라고 말하자 객석 곳곳에서 야유가 들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흑인 여대생 클럽인 ‘시그마 감마 로’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분열 조장과 무례함, 똑같은 낡은 쇼”라며 “미국은 더 나은 리더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날 실리콘밸리에선 링크드인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먼을 포함해 200여명의 기업인들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을 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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