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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역도 암흑기 탈출 ‘희망’… 레전드 장미란 명성 잇는다 [파리에 뜨는 별]

, 올림픽

입력 : 2024-07-24 22:00:36 수정 : 2024-07-24 23: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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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장’ 박혜정 은메달 도전

중학생 때 張 경기 보고 역도 입문
‘롤모델’ 따라 파리銀·LA金 목표

女최중량, 中 리원원 압도적 1위
朴, 3위권 제치고 2인자 입지 굳혀
“金 아니라도 첫 올림픽 메달 걸 것”

역도는 한국 스포츠사에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이다. 한국의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이 역도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해방 후 처음 열린 1948 런던에서 고(故) 김성집 대한체육회 고문이 미들급(75㎏)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이를 시작으로 한국 역도는 역대 올림픽에서 총 16개의 메달(금3, 은6, 동7)을 따냈다.

1992 바르셀로나에서 ‘작은 거인’ 전병관이 역도 첫 금메달을 따냈고, 2008 베이징에선 금메달 2개를 따내며 한국 역도의 황금기가 찾아왔다. 2004 아테네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역도 여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여자 75㎏이상급에서 인상 140㎏, 용상 186㎏을 들어 올려 종전 세계신기록보다 3.5㎏이 많은 합계 326㎏으로 인상, 용상, 합계 모두에서 새로운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77㎏급의 사재혁도 금메달을 들어 올렸다.

‘제2의 장미란’으로 불리는 여자 역도의 기대주 박혜정이 2024 파리에서 2016 리우 이후 8년간 끊겼던 한국 역도에 메달을 안겨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3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역기를 드는 모습. 국제역도연맹(IWF) 홈페이지 제공

2012 런던부터 한국 역도는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대회 때만 해도 노메달에 그쳤지만, 2012 런던에서 역도에서만 11명이나 도핑 테스트가 양성이 나왔고, 그중 6명이 메달리스트였다. 사후 도핑 결과로 은메달 1개(김민재), 동메달 2개(장미란, 전상균)를 따내며 체면치레엔 성공했다. 2016 리우에선 윤진희의 동메달 1개가 전부였고, 2020 도쿄에선 노메달로 마무리했다.

쇠퇴기를 넘어 암흑기에 빠진 한국 역도를 2024 파리에서 구해줄 1순위로는 ‘제2의 장미란’으로 불리는 여자 81㎏이상급의 박혜정(21·고양시청)이 꼽힌다.

박혜정은 중학교 1학년이었던 2016년, 장 차관의 경기 영상을 보고 “역도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장미란 키즈’다. 입문하자마자 또래들을 압도하는 기량으로 ‘포스트 장미란’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박혜정은 중학교 3학년 때 ‘첫 올림픽에선 메달 획득, 두 번째 올림픽에선 금메달’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장 차관의 올림픽 행보와 일치하는 목표다.

박혜정은 생애 첫 올림픽 도전인 2024 파리에서 유력한 은메달 후보다. 박혜정의 체급에는 2020 도쿄 금메달리스트인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이 버티고 있다. 지난 4월 태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도 박혜정은 인상, 용상을 합쳐 296㎏를 들어 325㎏를 들어 올린 리원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역도 여자 최중량급 구도는 매우 명확하다. 리원원이 2위 박혜정을 합계 기준 30㎏ 앞서고, 박혜정이 에밀리 캠벨(영국), 두앙악손 차이디(태국)를 10㎏ 정도 앞선다. 박혜정은 리원원이 경기 중 부상을 당한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과 리원원이 부상으로 결장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거푸 우승했다. 확실한 2인자인 만큼 은메달은 큰 변수가 없다면 가능한 상황이다.

박혜정은 “생애 첫 올림픽이라 긴장되고, 설레기도 한다”면서도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라 당장 금메달을 노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파리에서의 목표는 ‘메달 획득’이다. 메달 색깔에는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상, 용상을 합쳐 290㎏을 들면 은메달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혜정 역시 1, 2차 시기에서 인상 125㎏, 용상 165㎏을 확실하게 들어 290㎏을 확보한 뒤 3차 시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박혜정은 “이번 파리는 내게 새로운 시작이다. 두 번째 올림픽인 2028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목표로 했던 ‘금메달에 도전하는 선수’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 LA에 서기까지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과연 박혜정이 ‘제2의 장미란’이라는 별명답게 장 차관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 여자 역도 최중량급 메달리스트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 현재까지 보여준 기량과 지난 4월 모친상을 치른 직후 태국에서 열린 월드컵에 출전해 파리행 티켓을 따낸 박혜정의 멘털만 보면 그 가능성은 100%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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