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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처진 어깨 힘없는 발걸음… 중소기업인 발엔 '금리'가 채워져 있다 [뉴스+]

입력 : 2024-07-22 06:00:00 수정 : 2024-07-22 07: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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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전북 전주시에서 15년째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최근 은행 빚 상환 부담에 밤잠을 못 이룬다. 경기 불황으로 원금 상환은 커녕 이자 갚기도 벅차서다. 김씨는 “코로나19 당시에는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공장을 운영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대출 금리가 두 배로 뛰었다”며 “(경기가 안좋은데) 금리인하가 안되면 공장을 운영할수록 빚만 늘 것이다”고 하소연했다.

 

#사례 2. 경기 성남시에서 A 벤처캐피털(VC)을 운영하는 서모(46) 대표도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서 대표는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 회피 현상이 계속되면서 높은 이자와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벤처들의 파산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 당시 주목받았던 바이오벤처들의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987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3% 증가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파산 신청 건수가 1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경영상황이 어려워진 영세기업들의 줄파산이 잇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대법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987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6.3% 늘었다.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구체적으로 △2022년 상반기 452건 △2022년 하반기 552건 △2023년 상반기 724건 △2023년 하반기 933건 △올 상반기 987건으로 2년간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신청 건수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상반기(485건)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경제위기가 닥친 데다 전기요금과 인건비 등의 부담이 가중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962개를 대상으로 올해 1·4분기 기업경영을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6.9%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또한 4.7%에서 3.8%로 하락했다. 대기업 매출이 3% 늘고 영업이익률이 5.7%로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대기업은 5.7%로 1년 전(2.4배)의 두배가 넘지만, 중소기업은 3.8%로 1년 전(4.7%)보다 오히려 더 낮아졌다.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빌려 아직 갚지 못한 대출 잔액은 이제 1000조원을 웃돈다.

 

올해 6월 말 현재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50조원 넘게 늘어난 1028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6월 말과 비교하면 331조8000억원 늘었다. 그만큼 코로나19 시기에 대출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파산 선고가 하반기에도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나아질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87.7%이지만 중소기업 부채 비율은 114.3%로 2018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3%로 전년(-1.3%)보다 크게 개선됐으나, 중소기업은 -1.5%에서 -6.9%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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