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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미래] 학생들의 학습 자신감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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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04 23:05:26 수정 : 2024-07-04 23: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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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64개국 참여 학업성취도
창의적 사고력부문 韓 2∼4위
과제수행 자신감은 평균 이하
경쟁중심 학습문화탓 아닐까

우리나라 중3 또는 고1에 해당하는 만 15세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이 세계 최상위 수준임이 확인되었다. 지난 6월18일 교육부가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의 ‘혁신적 영역(창의적 사고력)’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이 60점 만점에 평균 38점으로, OECD 28개국 중 1~3위, 전체 참여국 64개국 중 2~4위를 기록하였다.

‘PISA’는 OECD가 만 15세 학생의 읽기 ·수학·과학 소양 등 기본 영역과 혁신적 영역을 평가하여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교육맥락 변인과 성취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3년 주기로 시행하고 있다. 기본적 영역의 평가는 2000년부터, 혁신적 영역의 평가는 학생들의 삶에 대한 준비도를 포괄적으로 전망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하였다. 혁신적 영역 평가 내용은 주기마다 다른데 ‘PISA 2022’에서는 ‘창의적 사고력’이었다. 이는 독창적이고 효과적인 문제해결 방안, 지식의 발전, 영향력 있는 상상력의 표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이디어의 생성·평가 및 개선에 생산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김성열 경남대 명예석좌교수·국가평생교육진흥원 이사장

이번 평가 결과는 우리 교육의 몇 가지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우선 오랫동안 우리 학교 교육이 학생들에게 주로 시험에 나오는 내용을 암기 위주로 학습하게 하여 창의적 사고력 함양을 저해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또한 경제·사회·문화적 배경이 창의적 사고력 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OECD 국가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창의성을 함양하기 위해 학교가 지원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창의적 학교 환경’지수와 창의적 글쓰기 수업·활동, 동아리 활동 등의 참여 빈도를 의미하는 ‘창의적 학교 활동 참여’지수에서 우리나라가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창의적 사고력 성취에 미치는 학교의 영향력이 가정 배경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창의적 사고력 평가 결과는 이러한 긍정적인 점과 더불어 우리 사회와 학교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없지 않음도 알려준다. 창의적 과제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뜻하는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 자아효능감’지수가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았다는 사실이다. OECD는 이렇게 창의적 사고력이 높으면서도 자신감이 낮은 현상을 성취도 상위권 국가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경향으로 진단한다. 또 다른 설명은 겸손을 미덕으로 삼는 동양권 국가의 일반적 현상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 사회와 학교 문화 측면에서도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우리 사회와 학교에 뿌리 깊은 동료와 비교하는 문화가 학생들의 자신감을 낮게 만드는 요인이다. 비교 중심 문화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한 학생도 다른 학생들과 비교당하는 상대적 경쟁 관계에 놓여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또한 잘한 것에 대해 칭찬하기보다는 잘하지 못한 것이나 실패에 대해 질책하는 학교 분위기도 학생의 자신감을 약화하는 요인이 된다.

앞으로 학습에 대한 학생의 자신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잘하면서도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타인과 비교 중심의 사회와 학교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특히 학생이 ‘내가 누구보다 잘하나’와 같이 동료들과 순위 경쟁을 하기보다는 ‘내가 무엇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지’와 같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는 학생이 이룬 성취가 비록 작을지라도 칭찬해 주어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학생의 실패에 대해서는 나무라고 꾸짖기보다는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야 한다. 일정 수준의 성취에 대한 학생 노력의 촉진, 성과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학생에게 자신감을 키워준다.

학생들은 학년과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복잡해지는 학습과제와 커지는 학습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자신감은 학생이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심화하는 학습과제에 끈질기게 도전하게 만든다. 자신감은 학생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김성열 경남대 명예석좌교수·국가평생교육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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