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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중진 ‘인물론’… 구청장 출신 ‘일꾼론’… 엇갈리는 표심 [심층기획-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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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7 19:13:21 수정 : 2024-03-27 22: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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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벨트’ 영등포갑

“4선·국회부의장 출신 김영주 잘할 것”
“채현일 불법노점 싹 철거해 인기 올라”
민주 우세 지역… 허은아 합류 ‘3파전’

4·10 총선 최대 격전지 ‘한강벨트’에 위치한 서울 영등포갑은 여야 경쟁 구도에서 큰 관심을 끄는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 계열로 이곳에서 내리 3선을 한 ‘이적생 중진’ 국민의힘 김영주 후보와 서울 지역 ‘최연소 구청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후보가 맞붙는다. 여기에 개혁신당 허은아 후보가 합류하며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영주 후보,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후보, 개혁신당 허은아 후보. 뉴시스·뉴스1·연합뉴스

영등포갑은 그간 총선에서 민주당이 우세했지만,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 후보가 중도 표심까지 끌어올 경우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반면 지역 민주당 지지세를 바탕으로 정권심판론과 배신자 응징 여론이 커진다면 채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27일 영등포갑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 표심은 엇갈렸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4선 의원으로 국회부의장을 역임했지만 민주당 공천 파동 속에 탈당한 김 후보 동정론과 함께 검증된 인물이라는 믿음을 보였다.

국민의힘 김영주 후보(오른쪽)가 최근 영등포구 도림동에서 지역 주민과 만나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후보 캠프 제공

영등포 중앙시장에서 50년째 수입상가를 운영하는 80대 남성 이상구씨는 “(김 후보가) 부의장까지 하고 일을 많이 했는데도 (공천을) 주지 않았다는 건 (민주당 대표) 이재명씨가 심복들로 자기 당을 만들고 말 안 들으면 총질이라고 해놓은 결과”라며 “김영주는 속상하지. 거기서 쓴맛 단맛 다 봤으니까 더 잘할 것”이라고 봤다.

 

영등포구에서 30년을 거주했다는 60대 남성 권모씨도 농구선수 출신 김 후보에 대해 “운동선수가 당이라는 큰 조직에서 오랫동안 의원 생활도 하고 부의장까지 오른 건 순전한 이 사람 노력”이라며 “김영주 의원이 4선을 하면서 자기 힘을 갖고 있지 않나. 야당 할 때는 정부와 충돌이 있기 마련인데 이제 여당이라는 힘이 합쳐지면 지역을 위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후보(왼쪽 두 번째)가 최근 영등포구청역 인근에서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채 후보 캠프 제공

반면 채 후보가 영등포구청장 시절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업으로 보여준 능력에 대한 기대로 새 일꾼론을 내세우는 목소리도 있었다.

 

중앙시장에서 30년째 문구점을 운영하는 이한영(72)씨는 “채현일씨는 구청장 있으면서 영등포를 위해 눈에 띄는 일들을 많이 했다”며 “시장 아케이드도 설치해 주고 노점도 싹 철거해서 깨끗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에서 40년째 가방 상점을 운영하는 70대 여성 A씨도 “영등포역 앞 불법 노점을 다 없애는 일을 채현일 그 양반이 했다고 그러지 않나”라며 “시장바닥에서 장사하다 보니 그런 점에서 (채 후보) 인기가 올라갔다”고 전했다.

개혁신당 허은아 후보(오른쪽)가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중학교에서 조기축구회에 참석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허 후보 캠프 제공

젊은 층을 공략하는 개혁신당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허 후보는 아직까지 지지세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이한영씨는 “거기는 누군지 모른다. 젊은 사람들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이 먹은 사람들이 알고 싶지는 않지”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거부하는 유권자들도 상당해 허 후보가 남은 기간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의 경우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질렀던 지역인 만큼 후보들은 저마다 인물론과 심판론을 내세워 마지막까지 표심을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처음에는 주민들이 국민의힘 후보에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셨지만, 갈수록 민주당 공천 과정을 보고 서운함을 느끼셨다”며 “영등포가 당과 관계 없이 인물로 찍는다는 경험을 해왔기 때문에 한 분 한 분 진심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영등포역 중심 메가 교통시티 구상, 경부선 지하화와 같은 교통 중심 공약과 함께 반려동물공원 건립 등을 제시하고 있다.

 

채 후보는 통화에서 “영등포갑은 심판을 상징하는 지역이 됐다. 배신의 정치를 심판하겠다”며 “영등포가 한강벨트와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될 수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발로 뛰겠다”고 말했다. 채 후보 역시 영등포를 메가 교통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과 함께 주민들을 위한 교육·문화 공간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허 후보는 “사실상 민주당 후보 두 명이 나온 곳이기 때문에 허은아의 승리가 보수의 승리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며 2030세대를 위한 주거·경제·교육 환경 개선에 힘쓰겠다고 했다.


곽은산·최우석·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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