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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사계절 내내 아삭한 이유는 뭐예요?"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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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1 15:15:52 수정 : 2024-03-22 16: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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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수확해 이듬해 7월까지 즐기는 사과
CA 저장기술 덕분에 신선도 유지 가능해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사과를 한입 베어물고 엄마에게 물었다.

 

“사과가 지난해 수확한 것인데 신선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엄마는 “글세, 겨울에는 아무래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지 않나”라며 얼버무렸다. 아들이 “사과는 가을에 수확한다”고 재차 묻자 엄마는 “어디 추운데서 보관을 잘하겠지”라며 애써 둘러댔다. 아들의 궁금증을 엄마가 제대로 풀어주지 못한 것이다.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사과의 비밀에 대해 알아보자.

경기 이천 이마트 후레쉬센터에서 직원들이 CA 저장고에 보관된 사과를 점검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사과는 매년 11월 중순쯤 수확해 이듬해 7월 햇사과가 출하전까지 즐길 수 있다. 그럼 아삭한 사과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뭘까. 바로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기술 덕분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A저장기술은 이마트 후레쉬센터에서 처음 선보인 기술로, 낮은 온도에서 산소와 질소의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해 수확 시와 동일한 본래의 맛을 유지하는 저장 방식이다.

 

후레쉬센터 관계자는 “CA 저장고 내 산소를 2∼3%까지 낮추고 이산화탄소는 0.5∼3%까지 높여 산소량을 줄인 만큼 이를 질소로 채운다”며 “산소량이 줄어들면 저장물이 숨을 적게 쉬면서 농산물의 신진대사량이 줄어들며 노화가 늦춰진다”고 설명했다.

 

충북 증평의 롯데마트 신선품질혁신센터에는 공기 제어(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고가 있다. 공기 중 21%인 산소는 이곳에선 2~3%로 뚝 떨어진다. 반면 대기 중 0.03%뿐인 이산화탄소는 0.5~1.2%까지 올라간다. 산소 농도가 낮아지면 과일과 채소는 노화가 늦춰진다.

사과 등 과일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가을이 제철인 사과는 보관을 잘해도 이듬해 4월부터는 ‘늙은 사과’가 돼 맛이 떨어지지만 CA 저장고에선 선도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CA저장기술이 없는 곳에서는 일반 저온창고에서 ‘이프래쉬’ 라는 신선도 유지제(기계)를 사용한다. 에틸렌(1-MCP)이라는 것을 창고에 가득하게 하여 사과 표면에 코팅시켜, 사과의 노화를 최대한 늦추는 방식이 있다.

 

유통업체들의 ‘프레시테크(신선기술)’가 진화하고 있다. 제철 과일 같은 신선 식품을 가장 맛있고 공급이 많은 시기에 구매해 신선하게 보관한 뒤 공급이 부족해진 시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는다.

 

이마트는 2013년 사과, 배 등 과일을 처음으로 CA 저장에 성공했고, 2015년에는 엽채류인 상추 등도 저장에 성공했다. CA 저장 기술을 이용해 마늘의 경우 최대 1년 이상 저장할 수 있다. 소비자가 연 중 과일과 엽채류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이유다.

 

이마트 관계자는 “CA 저장기술을 통해 장마철에 급등하는 채소와 과일 가격을 낮춰 품질 좋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기후 변화 등으로 농산물 저장과 신선식품 보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후레쉬센터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철 과일과 채소가 아니면 가급적 빨리 먹는게 좋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확한 과일은 생명력을 잃은 것이다” 며 “CA저장고의 역할은 노화를 늦추는 것이기 때문에 시중에서 구매한 과일은 신선할때 즐기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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