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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재택치료 확대… 동거인은 ‘불편’ 주민들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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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01 06:00:00 수정 : 2021-12-01 09: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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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다다른 의료자원

서울 중환자 병상 가동률 91%에 달해
전국은 78.5%… 추가 병상 확보 논의

정부, 사적 모임 제한 등 조치 머뭇거려
의료계 “무책임한 방역완화” 비판 거세

치료센터·병원진료 등 필요한 경우 외출
정부, 생활지원금 추가 지원 방안 등 논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서 감염 불안 우려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32명 발생한 30일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줄 서 있다. 남정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커지면서 위중증 환자가 다시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미성년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비수도권 각 지역에서도 중환자 병상이 가득 차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의 대응 기조에 대해서는 의료계에서조차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적 모임 제한 등 전체 확진자 규모를 줄일 추가 방역조치에 대해 좀 더 의견수렴을 해야 한다며 머뭇거리고 있어서다.

◆위중증·사망 증가에 소아 사망자도 발생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032명으로, 월요일 발생(화요일 발표) 기준 최다치를 나타냈다. 지난 23일 월요일 최다였던 2698명보다 334명 더 많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32명 늘어난 661명이다.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코로나19로 전날 44명이 사망했다. 특히 0∼9세 연령대에서도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사망자가 1명 발생했다. 기저질환이 있던 소아로, 지난 28일 119 이송을 통해 응급실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했으나 사망했다. 지난 20일부터 발열, 인후통 등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사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감염 경로는 조사 중”이라며 “정확한 사인은 의무기록 등을 통해 사망사례분류위원회를 통해 분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91%로 90%를 넘겼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83.5%, 86.9%였고, 수도권은 88.5%로 90%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 수도권에서 남은 병상은 서울 31개, 인천 13개, 경기 38개 총 82개뿐이다.

전국적으로도 가동률이 78.5%로 여유롭지 않다.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95%로 수도권보다 더 심각하다. 대전에는 남은 병상이 하나도 없고, 충북과 충남은 각각 1개, 2개만 남아 있다. 강원도 가동률 75%, 남은 병상은 9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병상 상황에 대해 “상당히 긴장하고 봐야 한다”며 “지난해 겨울(3차 유행) 때보다 확보 병상이 많아졌지만, 확진자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서울특별시립서북병원 이동형 음압병실로 들어가는 의료진. 연합뉴스

◆병상 확보 안간힘… 의료 현장은 ‘한계’

정부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과 잇달아 추가 병상 확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들과 긴급 조찬회의를 열고 병상 부족 사태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달에만 류근혁 복지부 2차관(16일)과 김부겸 국무총리(19일)에 이은 세 번째 긴급 소집이다.

지역도 병상 추가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전은 건양대병원에 위중증 환자 전담 병상 3개를 추가 확보하고,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에 준중증 환자 병상 23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준중증 치료 병상이 확보되면 급한 대로 위중증 환자 병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천안 단국대병원(12개)과 순천향대병원(13개)과 협의해 25개 병상을 추가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역 내 위중증 병상이 다 차면 인근지역 중증병상이 비어있는 곳으로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에는 상급병원이 없다. 병상 모두 동국대 경주병원에 있는데, 추가 중환자 발생 시에는 가장 가까운 대구로 환자 이송을 의뢰하고 있다“며 “아직 대구에서 중환자를 안 받아준 경우는 없는데 위급상황 발생 시에는 중수본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0일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에서 구급차를 타고 도착한 환자를 꼼꼼하게 살피는 의료진. 연합뉴스

추가접종(부스터샷)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 총리는 “만약 오미크론이 유입된다면 지금 상황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추가접종과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김 총리는 방역 당국을 향해 “청소년층 접종과 성인층의 3차 접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12월 중엔 먹는 치료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쳐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금주 중 추가 방역조치도 논의한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산하 분과별로 방역 강화 조치가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해 정부에 전달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도권의 한 감염내과 의사는 정부 대응에 대해 “‘너희에게 12척의 배가 남아 있는 것 같으니 다 내놓고 버텨봐라’라고 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성명을 내고 “정부가 무책임하게 방역 완화를 선택하면서 의료진들은 극한 상황에 내몰렸다”며 “정부가 감염병 확산을 더 방치한다면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30일 서울 중랑구 서울시 서울의료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재택치료 거부해도 강제 가능… 가족·동거인, 출근·등교 못 해

 

앞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되면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아니면 원칙적으로 재택치료를 받게 된다. 거부해도 방역 당국이 강제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비해 의료 인력·자원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지만, 확진자 가족 및 동거인 관리 등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3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재택치료 대상자는 △증상이 심각하거나, 기저질환자 등 입원요인이 있는 경우 △감염에 취약한 주거환경 △보호자가 없는 돌봄 필요자(소아, 장애인, 70세 이상 접종자 등)를 제외한 모든 확진자다. 이날 0시 기준 9702명이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

 

확진되면 보건소에서 기초역학 조사를 통해 환자를 분류한다. 재택치료 대상자에게는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등이 담긴 재택치료 키트가 배송된다. 지역 관리의료기관 의료진은 하루 2∼3번 비대면으로 환자의 체온, 산소포화도 등을 필요 시 약 처방 등 조치를 한다. 산소포화도가 94% 미만으로 떨어지면 응급상황으로 판단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재택치료자가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지자체별 단기외래진료센터가 지정된다. 현재 경기도에 9개소가 있고, 서울과 인천은 준비 중이다. 이들이 센터를 방문할 때는 감염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KF94 마스크 △안면 보호구 △일회용 장갑 △일회용 방수 가운 보호구 4종 세트를 반드시 착용한 뒤 나와 보건소 구급차나 방역택시 등을 활용해 이동할 예정이다.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에서 분주한 의료진. 연합뉴스

재택치료자와 함께 사는 가족 등 동거인은 확진자 격리기간인 10일간 외출이 금지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동거인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고, 백신 접종을 완료했어도 확진자와 같은 생활권에 살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있어 직장에 출근하거나 등교는 할 수 없다. 병원 진료나 약 수령·배송, 폐기물 중간 배출 등 꼭 필요한 경우에만 외출이 허용된다.

 

동거인이 외출하려면 자가진단 검사로 음성을 확인한 후 전담 공무원에게 미리 신고해야 한다. 백신 접종완료 동거인은 확진자 격리해제와 함께 격리가 해제되지만, 미접종자인 경우 감염 우려가 있어 10일 더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총 20일간 격리되는 셈이다.

 

정부는 재택치료를 하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때보다 더 큰 비용이 든다는 점, 공동 격리되는 동거인 역시 출근을 하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생활지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동거인이 학생인 경우, 결석처리 되지 않도록 교육부와 지방교육청에 조치할 방침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동거인의 출근금지 조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너무 커서 도저히 재택치료를 못 받아들이는 분들은 생활치료센터로 전원하는 것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재택치료자가 확대되고, 이들이 외래를 위해 이동하는 일이 늘면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공용시설 사용도 많아져 감염 우려가 커지는 게 아니냐고 불안해한다. 이에 대해 김지연 중수본 재택치료팀장은 “확진자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확률이나 재택치료자가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이동하는 확률이 비슷할 것”이라며 “재택치료가 확대된다고 해서 공용공간의 감염 전파 위험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진경·이동수 기자, 대전·안동=강은선·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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