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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삶을 이어주는 ‘31개의 역사’ [밀착취재]

입력 : 2021-09-19 12:00:00 수정 : 2021-09-19 09: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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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다리, 121년간 총 31개 건설
서울 용양봉저정공원에서 바라본 한강의 다리들. 한강 최초의 다리인 한강철교 뒤로 원효대교, 마포대교, 서강대교 등이 보인다. 지난 1일 31번째 한강 다리인 월드컵대교가 한강에 설치된 다리 가운데 최장 공사 기간을 끝내고 개통했다.

한강의 31번째 다리인 월드컵대교가 지난 1일 개통했다. 서울시 구간으로는 26번째 다리다. 한강에 건설된 최초의 비대칭 사장교이자 2002 한일월드컵을 기념하는 이름의 월드컵대교는 세계적인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한 ‘버터(Butter)’ 뮤직비디오를 찍은 곳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한강에 건설된 다리 가운데 가장 긴 공사기간이 걸리며 대표적 행정 단절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한강의 다리는 하류에서 1. 일산대교 2. 김포대교 3. 신행주대교 4. 방화대교 5. 마곡대교 6. 가양대교 7. 월드컵대교 8. 성산대교 9. 양화대교 10. 당산철교 11. 서강대교 12. 마포대교 13. 원효대교 14. 한강철교 15. 한강대교 16. 동작대교 17. 반포대교(잠수교 포함) 18. 한남대교 19. 동호대교 20. 성수대교 21. 영동대교 22. 청담대교 23. 잠실대교 24. 잠실철도교 25. 올림픽대교 26. 천호대교 27. 광진교 28. 구리암사대교 29. 강동대교 30. 미사대교 31. 팔당대교로 상류로 이어지는데, 서울에 있는 다리는 신행주대교에서 구리암사대교까지 26개다.

전 세계적으로 3개밖에 없다는 교각 하부 전망대인 광진교8번가. 이곳은 2차로인 광진교의 중간 부분에서 하부로 내려가는 계단을 통해 갈 수 있다.
주말이면 잠수교는 산책 나온 시민들과 자전거 라이더로 붐빈다. 잠수교는 한강에 있는 다리 중 795m의 가장 짧은 다리로 비가 많이 오면 잠긴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은 우리말로 큰 물줄기를 뜻하는 ‘한가람’에서 유래한 것으로 광개토대왕비에는 ‘아리수(阿利水)’라고 기록돼 있다. 한강 최초의 대교는 1900년에 준공한 한강철교다. 원래 미국인 제임스 모스가 경인선 건설과 함께 부설권을 획득했으나 자금난으로 일본에 넘겨버리고 우여곡절 끝에 단선으로 개통된다. 그 후 교통량이 늘어나 복선 철교가 된다. 한강철교는 여러 개의 직선 부재들을 삼각형 형태로 배열, 연결해 구성한 뼈대 구조인 트러스로 연결된 교량으로 성산대교, 성수대교 등이 있다. 특히 서울 강서구과 경기 고양시를 잇는 방화대교는 비행기의 이착륙을 형상화한 디자인의 아치트러스교이다.

한강의 다리에 설치돼 있는 SOS 생명의 전화. 한강의 다리는 수많은 아픔의 기억을 품고 있다.
한강대교 난간에 “울지 마라” 정호승 시인의 글이 적혀 있다.
한강대교 난간에 “화이팅!” 수영선수 박태환의 말이 적혀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순수 국내 기술로 건설한 다리는 어디일까? 현대건설이 자체 기술력으로 1965년에 준공한 양화대교이다. 공사기간 동안 수차례 홍수가 나기도 해 어려움을 많이 겪은 공사였다고 한다. 서울의 한강 다리 가운데 통행량이 가장 많은 다리는 어디일까? 다들 예상하겠지만 한남대교가 가장 많다. 2020년 서울시 교통량 조사에 따르면 한강 다리 평균 교통량의 2배 수준으로, 하루 평균 18만8992대가 지나다닌다. 2위는 성산대교로 하루 평균 15만대, 3위는 양화대교로 14만대의 차량이 지나다닌다. 사람이 걸어서 건널 수 없는 다리는 청담대교가 유일한 자동차 전용 대교이다. 서울시 구간 한강 다리 중 가장 긴 다리는 월드컵대교로 1980m이고 가장 짧은 다리는 795m의 잠수교이다. 자전거도로가 함께 설치된 다리는 마포대교, 잠실철교, 광진교, 한강대교, 잠수교이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다리는 월드컵대교(내년 완공 예정), 한강대교, 잠실대교, 동작대교, 성수대교, 한남대교, 양화대교, 가양대교, 잠실철교이다. 코로나19로 지금은 가동하지 않지만 달빛무지개분수가 설치된 반포대교는 지난 2008년 세계 최대 교량 분수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한강에는 주탑과 상판을 케이블로 연결한 사장교는 있지만 주탑에 두 줄의 케이블을 걸고 케이블에서 상판을 연결해 설치하는 울산대교와 같은 현수교는 없다.

2차로인 광진교에서 바라본 올림픽대교. 지난 2001년 5월 29일 올림픽대교 중앙탑 상단에 성화 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하던 육군 치누크 헬기가 고난도 작업을 하다 부딪쳐 한강에 추락, 군인들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성수대교에는 지난 1994년 10월 21일 발생했던 대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아픔을 기록한 동판이 설치돼 있다.

성수대교에는 1994년 10월 21일 붕괴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친 대표적 재난 현장이라는 내용과 한강대교에는 1950년 6월 28일 6·25전쟁 발발 후 정부의 일방적 교량 폭파로 피란민 800여 명이 사망한 곳이라는 내용의 역사적 아픔이 새겨진 동판이 설치돼 있다. 서울의 남북을 이어주는 한강의 다리들을 건너며 우리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허정호 선임기자 h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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