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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 지지의사 표명에… 中 “위선적 美, 피해 키워”

입력 : 2021-05-17 19:03:08 수정 : 2021-05-17 23: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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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분쟁 속 G2 갈등 격화

바이든 “이, 하마스 공격에 대한 대응”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서 견해 밝혀
中, 분쟁 관련 “두 국가 해법” 고수
“끔찍한 피해에 이중잣대” 맹비난
유엔 안보리선 대응조치 못 내놔
美 국무 “양측 휴전한다면 지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민간 구조대원들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 수색활동을 벌이다 잠시 대기하고 있다. 가자=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충돌이 갈수록 격화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실효성 있는 대응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대립 중인 G2(주요 2개국) 미국과 중국이 중동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차가 크기 때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사태 해결을 위해 화상회의를 열었지만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스라엘의 우월한 군사력 앞에서 애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만 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사태 진정을 위해 외교적 관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주민이 동등하게 안전 속에 살고 자유와 번영, 민주주의의 동등한 조치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군사행동은 하마스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며 지지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 점을 들어 중국 매체들은 “미국이 위선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마샤오린 저장국제문제연구소장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미국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할 때 인권을 우선시한다고 말하지만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으로 끔찍한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선 ‘하마스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하는 이중잣대를 들이댄다”고 꼬집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해묵은 분쟁과 관련해 중국은 둘을 동시에 국가로 인정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강조해 왔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외신사 입주 13층 건물 '잘라 타워'의 잔해 앞에 AP통신 기자들이 서 있다.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이날 열린 유엔 안보리 화상회의는 충돌 중단을 위한 공동 방안 마련에 실패했다. 안보리는 그간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 반대로 이 문제에 관한 공동성명도 내놓지 못했다.

 

현재 안보리의 순회 의장국은 중국이 맡고 있다. 회의 후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유감스럽게도 한 국가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을 직격했다. 중국의 중동 전문가인 화리밍 전 이란 주재 대사는 “미국은 중국이 안보리 의장일 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중재하는 공을 넘겨주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안보리를 통한 중재작업을 꺼리는 핵심적 이유”라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리말 주거지역 내 한 건물에서 화염과 함께 거대한 먼지구름이 솟구치고 있다.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다만 유럽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팔 양측에 “민간인, 특히 어린이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그렇게 해야 할 더 큰 책임이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폭력의 사이클을 종식하기 위해 집중적인 외교를 계속할 것”이라며 “당사자들이 휴전을 구한다면, 우리는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8일째 이어진 17일(현지시간) 새벽 폭격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건물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이날 공습으로 큰불이 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의 매트리스 공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선 모습. 가자시티·자발리야=AFP연합뉴스

이날까지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8일째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 측 누적 희생자는 어린이 58명과 여성 34명을 비롯한 197명이라고 가자지구 보건당국이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어린이 1명을 포함한 10명이 숨졌다.

 

약 10분간 계속된 이날 새벽 공습은 최악의 피해를 낳은 전날(팔레스타인측 최소 42명 사망)보다 더 강도 높고 광범위했으며 오랜 시간 지속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전날 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 17명의 시신을 앞에 두고 추모객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가자시티 AP=연합뉴스

가자지구는 8일간의 폭격으로 기간시설이 상당히 파괴되면서 전기·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팔레스타인 부상자 치료를 위해 인접국 이집트가 가자지구쪽 검문소를 개방하기도 했다.

 

워싱턴·베이징=정재영·이귀전 특파원, 유태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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