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다음달 영국에서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상회담이 열리면 대북 사안을 주로 논의하겠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인 공급망 등을 협의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구도도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3국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15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한·미·일 3국이 G7 정상회의에 맞춰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후 한·미·일 3국의 공조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4월 한·미·일 3국 안보실장회의에 이어 이달 초 G7 외교·개발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의, 한·미·일 정보기관장회의까지 이 기조가 이어졌다. 오는 6월 G7을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이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보실장회의, 외교장관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의 표면적 의제는 북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으로선 중국 견제와 관련된 의제에도 관심을 집중할 공산이 크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17일 “한·미·일 회담에서 미·일이 (중국 견제 문제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는데 우리가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의제를 선점해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도 내달 한·미·일 정상회담 의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달 3국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한·일 양국은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서도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뒤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 대화에 열려 있지만 일본이 대응에 미온적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외교장관회의와 달리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정상회담의 특성상 한·일이 추진하기가 더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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