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엄마들끼리 전화번호를 주고받는지 공감하지 못했다. 친구가 없어서일까 생각했는데 그런 것 때문은 아닌 듯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놀이터 한 곳에 자리 잡은 엄마들이 선생님들 흉을 보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 바로 놀이터 사이에 어린이집 조리공간과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엄마들은 과감했다. 답은 정해놓고 아이에게 유도질문 후 본인이 본 것과 결합시켜 선생님들을 추궁하고 아이의 잘못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러니 이쯤 되면 엄마들끼리 ‘으쌰으쌰’하려고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선입견이 생겨버린다. 여러모로 엄마들의 욕구만 만족시킬 뿐 아이들은 뒷전이다.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 자식자랑에 선생님 흉보는 중에 아이들은 특정 엄마의 아이들끼리 친구가 되어버린다. 문제는 이런 엄마들의 문화 속에 제대로 끼지 못하는 소수가 발생하는 것이다. 아이의 반 친구 중에 유독 한 아이가 모든 반 아이들을 심하게 물어뜯은 적이 있었다. 우리 아이가 제일 마지막으로 물렸는데, 이미 다른 엄마들은 그 아이와 아이 엄마를 이상한 사람으로 궁지에 몰아 넣었다. 물린 상처가 워낙 심하기는 했지만 엄마라는 사람들이 한 가정의 모자를 편부모로 만들었다가, 입양아로 만들었다가 하는 일은 듣기 불편한 진실이었다. 그런 엄마들의 입이 문제인 것 같다. 오죽하면 이 뚝심 있는 작은 교회의 원장은 선생님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절대 학부모에게 알려주지 않는다고 하는지 믿음이 들었다.
김은서 리포터 yoyiii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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