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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용의자들…버릇까지 훤히 꿰뚫어

입력 : 2017-02-21 14:03:15 수정 : 2017-02-21 1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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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체포된 용의자들이 김정남의 버릇까지도 훤히 꿰뚫고 있는 등 주도면밀한 암살 준비가 이뤄진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21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의하면, 김정남이 피습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에는 자동 발권기가 모여있는 장소가 10곳 이상이 있는데, 4명의 북한 국적 남성들은 김정남이 사용할 발권기 인근 레스토랑 안에서 범행을 지켜봤다. 김정남이 해당 자동 발권기를 주로 사용하는 버릇까지 간파했다는 것이다.

김정남 암살 당시 공항 폐쇄회로TV(CCTV) 영상에는 여성 2명의 범행 실행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됐는데, 범행을 지켜보던 4명의 북한 국적 남성들도 CCTV카메라에 포착됐다.

실행범인 여성 2명은 베트남 여권 소지자인 도안 티 흐엉(28)과 인도네시아 여성인 시티 아이샤(25)다. 공개된 공항 CCTV를 보면 이들의 역할 분담이 분명했던 점을 알 수 있다. 아이샤가 김정남에게 정면으로 다가오며 주의를 끄는 사이, 흐엉은 김정남의 등 뒤에서 접근해 김정남 얼굴에 약 2초간 무언가를 댔다. 그리고 이들은 순식간에 다른 방향으로 각자 달아났다.

여성들이 범행을 실행하는 동안, 4명의 북한 국적 남성은 범행 현장이 바라보이는 발권기 인근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범행을 지켜봤다. 현지 매체들은 32~57세 사이의 이들 남성 4명을 "사건을 지휘한 북한 공작원"으로 보고있다. 이들은 범행 당일 항공편으로 말레이시아를 떠나 인도네시아와 두바이, 러시아 등지를 경유해 17일까지 모두 북한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국적으로는 유일하게 체포된 용의자는 리정철(46)로, 그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1년여간 체류했다. 이번 범행에서 리씨는 4명의 남성들의 현지 숙소를 준비하고 운전기사 역할 등을 담당했으며, 사건 당일 공항에 없었다는 정보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그가 범행에 필요한 후방지원을 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리정철이 범행 하수인 격인 후방지원만 했는지, 아니면 북한 공작원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리정철은 현재 김정남 암살 관련 혐의를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리정철이 말레이시아에서 위장취업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중국산 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톰보·엔터프라이즈'라는 말레이시아 현지 업체에 취업했는데, 이 회사 사장인 총아코우(64)는 리정철에 대해 "조용한 비즈니스맨인줄 알았는데 충격이다"라고 말했다.

총 사장이 리정철과 고용계약을 맺은 것은 2013년이다. 총 사장은 북한에서 버섯제품을 수입하는 등 북한과 관계가 있어, 알고지내던 한 북한 남성으로부터 리정철을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총 사장은 리씨를 이 회사의 신사업개발담당 관리직으로 고용했으며, 월 급여는 5000링깃(약 128만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리정철은 회사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으며, 회사는 급여를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말레이시아의 취업 비자를 취득할 목적으로 형식적인 고용 계약을 맺은 것이다.

총 사장에 따르면 리정철은 영어를 잘 못해, 면담 시에는 항상 그의 딸로 소개되는 21세 여성이 배석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말레이시아 대학에 다니고 있다"며 영어가 서툰 리씨의 통역을 맡았다.

닛케이에 따르면,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국교를 맺고 있어 많은 북한 국적자가 말레이시아에서 무역업 및 식당 등을 운영고 있다. 게중에는 자금세탁에 관여하는 북한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리정철도 북한의 명을 받아 외화벌이 등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리정철은 1년여 전부터 쿠알라룸푸르 교외 번화가에 있는 고급아파트 4층에 거주했으며, 집세는 월 약 3000링깃(약 77만원)으로 일반 아파트보다 비싼 편이다. 리정철은 아내로 보이는 여성 1명, 딸로 보이는 여성 1명, 그리고 아들로 보이는 10세 정도의 남자아이와 함께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의 주민들은 리정철이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되자 "매일 아침 안뜰에서 아이와 놀았는데"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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