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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수업 중단되자 사이버폭력 3배나 늘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4-20 19:25:18 수정 : 2021-04-20 19: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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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6.3%… 전년 5.3%서 급증
온라인상 언어폭력·따돌림 겪어
“학폭 근절” 청소년 폭력 예방 재단인 푸른나무재단이 20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줄면서 지난해 청소년 사이에 사이버폭력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후 학교폭력 근절을 촉구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애들과 다 같이 있던 ‘단펨방’(단체 페이스북 메시지 방)에서 형들이 저에게 카카오톡 계정을 내놓으라고, 안 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협박했어요. 어떤 이상한 사람한테 돈을 받고 넘긴 뒤에 제 연락처에 있는 친구나 지인에게 불법 음란물 같은 이상한 광고가 퍼졌어요.”(학생A)

“페이스북에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학교) 익명 페이지가 있었어요. 바로 밑에 학년 애들이랑 다툼이 있었는데 그 학생들이 댓글로 이름을 언급하며 놀림감 삼더라고요. 익명이라고 했을 때 더 확실히 가볍게 느끼고 무시하는 댓글을 달게 되는 것 같아요.”(학생B)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중단됐던 지난해 전체 학교폭력은 줄었지만, 사이버폭력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 폭력 예방 재단인 푸른나무재단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답한 학생은 6.7%로 나타나 전년도 조사(11.2%)보다 소폭 감소했다. 주요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32.1%로 가장 많았고 사이버폭력(16.3%)과 따돌림(13.2%) 등이 뒤를 이었는데, 사이버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도(5.3%)와 비교하면 3배가량 늘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지난해 비대면 수업이 증가한 데 더해 학교폭력이 정서·관계적 공격으로 옮겨 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이버폭력의 하위유형을 보면 사이버 언어폭력(22.5%)과 사이버 명예훼손(15.7%), 사이버 따돌림(8.3%)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모른 척했다는 응답은 26.7%로 나타났다. 방관한 이유로는 ‘나섰다가 피해를 당할까 봐’(32.4%)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남의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29.9%) 등의 응답도 적지 않았다. 재단은 “피해 신고를 돕거나 가해자에 맞서는 ‘방어자’는 가장 효과적인 학교폭력의 보호 요인이지만, 학교폭력 방관자는 가해 행동을 강화하거나 지속하는 요인이다”며 “방관자를 적극적 방어자로 길러내는 노력이 학교폭력 예방의 필수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종민·장한서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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