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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4명 맞춰가도 식당 안에선 ‘다닥다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4-20 19:26:09 수정 : 2021-04-20 21: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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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 한 ‘시설 면적당 제한인원’ 조치

8명 온 팀, 두 테이블에 앉히기도
테이블 띄워 앉기 없어 감염 우려
목욕탕 등도 거리두기 안 지켜져
일부 업주 “다 지키다간 죽을 판”
방역당국 “인력 없어 단속 어려워”
세계일보 자료사진
#1. “8명이요.” “들어와서 나란히 앉으세요.” 19일 오후 경북 안동시 한 식당.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한 사무실에서 나온 동료 8명은 4명씩 나눠 앉았다. 이 중 A(27)씨는 “사무실에서 다 같이 밥을 먹으러 나왔는데 어쩔 수 없지 않냐”면서 “다른 부서도 다 이렇게 한다”고 말했다. 30석 규모의 비좁은 식당에는 직장인들이 다닥다닥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칸막이가 없는 것은 물론 띄워 앉기 등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출입구에 마련된 출입 명부 옆에는 체온계가 놓여 있었지만 열을 측정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2. 지난 18일 서울시 한 결혼식장.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유지에 따라 하객은 100명 미만으로 입장이 가능했다. 결혼식장 내부에 어느 정도 하객이 들어차자 직원이 다른 손님의 입장을 막아섰다. 내부로 들어서지 못한 나머지 하객들은 다닥다닥 붙어 출입문 근처에서 결혼식을 보기 시작했다. 하객인 배모(34)씨는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주말에 시간을 내서 왔는데 신랑신부 눈도장은 찍고 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20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529명으로 4차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오는 5월2일까지 연장했음에도 시설 면적당 제한 인원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방역수칙이 무너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준 시설별 1인당 허용 가능 면적은 홍보관·파티룸·목욕장업·오락실·미용실은 8㎡, 실내체육시설·노래방은 4㎡이다.

위반 시 사업자에게는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집합 금지 2주 처벌이 가해진다. 이용자에게는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면적당 제한 인원 준수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 예컨대 소규모 미용실 규모는 보통 33㎡ 내외다. 따라서 업주를 포함해 4명까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수칙을 따져 가며 손님을 받는 곳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전날 대구시 달서구 한 목욕탕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좁은 목욕탕에 손님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었다. 목욕탕 업주 B씨는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지만 방역 지침을 다 지키다간 자영업자들이 먼저 죽을 판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요즘 용산역 앞 한 빌딩 지하 식당도 점심시간 때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근 사무실에서 몰려나온 회사원으로 붐비고 있다. 동시 수용인원이 정해져 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 회사원은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지키기 위해 4명이 왔는데 식당에서는 띄워 앉기 없이 그냥 옆자리에서 다른 손님이 밥을 먹고 있어 솔직히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인력 부족에 따른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대부분 인력이 투입돼 계도 활동에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방역수칙 위반에 영세 업소에 과태료를 물리면 민원이 몰리는 등 현실적으로 부담을 느낄 때가 많다고 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일주일에 2~3번씩 시설을 돌며 거리두기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단속이 쉽지 않다”면서 “지자체에서 강압적으로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기보단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설별로 방역수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전국종합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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