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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이순재가 제자 유연석에게 남긴 마지막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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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2 16:00:00 수정 : 2025-12-02 16:02:57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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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SNS

지난 11월 25일 새벽, 방송계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영원한 현역이었던 연예계의 큰 별 이순재가 9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순재는 최근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손에서 대본을 놓지 않았으며 차기작을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그가 입원 중 수시로 대본을 외우며 연습에 매진하는 모습은 병원 관계자와 지인들을 통해 목격되며 그 식지 않는 열정에 찬사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당시 이순재의 왼쪽 눈은 거의 실명 상태였으며 오른쪽 눈도 반실명 상태였지만 그는 매니저에게 대본을 읽어 달라고 하면서까지 의지를 불태웠다고 한다. 삶의 끝에 다다른 거장이 이러한 상황에도 불굴의 예술혼을 쏟은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은 감동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MBC 특별다큐멘터리 ‘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이순재의 열의와 노력은 귀감이 됨은 물론, 평소 그의 인간적인 면모 또한 참된 어른으로 칭송받으며 생전 고인과 인연이 있던 사람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배우 유연석의 추모글이다. 지난 11월 26일 유연석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학교 때부터 뵌 선생님은 정말 큰 어른이시고 참 스승이셨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제가 10년간의 무명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선생님께서 해주신 ‘한마디’의 말씀 덕분이었다”면서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적어도 10년은 묵묵히 해낼 줄 알아야 한다”라는 이 말을 뼈 속 깊이 새기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연석은 “학교에서 현장에서 선생님을 뵐 때면 식지 않는 연기에 대한 열정과 배우로서의 자세에 늘 감탄하고 또다시 배우고 반성하게 됐다”라고 밝히며 “평생 보여주신 후배들과 제자들에 대한 가르침과 사랑 정말 감사했다. 진심으로 존경한다”라는 말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유연석 SNS

지난 2024년 5월 7일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순재가 등장해 특별 무대 연기를 펼쳤을 때 유연석은 이순재의 연기에 몰입하며 오열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연석은 2024년 5월 28일 방송된 SBS ‘틈만 나면’을 통해 당시 눈물을 쏟았던 남다른 이유를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유연석은 “이순재 선생님이 대학교 은사님이다. 백상에서 특별 무대로 연극 ‘리어왕’의 대사를 읊으셨는데, 제가 대학교 3학년 ‘리어왕’ 공연을 할 당시 지도 교수님이셨다”라며 특별한 사제지간임을 언급했다.

 

유연석은 이어 “방송에서 같이 작품을 할 때도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저에게는 또 한 분의 ‘김사부’님이시다”라고 존경을 표하며 “한데 선생님이 아흔이 되셔서 백상 무대에서 대사를 하시고 저는 객석에서 바라보는데 너무 감동적이기도 하고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가서 한참을 울었다”라며 눈물을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공개했다.

SBS ‘틈만 나면’

유연석은 이순재가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로 재임하던 시절 만난 제자다. 두 사람은 2017년 1월 유연석이 ‘낭만닥터 김사부’ 종영 후 이순재의 연기 인생 60주년 기념 공연 ‘세일즈맨의 죽음’ 무대에 함께 오르기도 하는 등 꾸준히 사제 간의 연을 이어왔다.

 

유연석 외에도 이순재를 기리는 후배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MBC ‘서프라이즈’에서 재연배우로 활약한 김하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사람들이 너희를 재연배우라고 부르지만, 너희는 그냥 연기를 하는 거야’ 이 말씀이 큰 위로와 힘이 됐다”라고 떠올리며 “선생님의 따뜻한 한마디에 더 열심히 연기하며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해주신 말씀 평생 기억하며 더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김하영 SNS

배우 김성은은 “교수님과 제자로 만나 연기를 알게 해 주시고, 가정을 이룰 때 건네주신 축복으로 늘 저희 가족을 조용히 그리고 굳건히 지탱해 주신 선생님. 정말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 이연희, 이세은, 서우, 소이현, 정일우, 최명길 등이 SNS를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으며 연예계뿐 아니라 각계에서도 빈소를 찾아 이순재의 마지막을 기렸다.

 

이순재는 지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생애 첫 연기 대상을 거머쥐며 감동을 안긴 바 있다. 당시 이순재는 “늦은 시간 이 자리까지 와서 격려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 또 집에서 보고 계실 시청자 여러분,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소감을 전해 진한 여운을 남겼다. 결국 이날의 소감은 대중을 향한 마지막 인사로 남으며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한편 이순재의 발인은 지난 11월 27일 치러졌으며 장지는 경기도 이천 에덴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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