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안 좋아 운항 행사 중단
‘출퇴근 대중교통’ 역할 물음표
마곡~잠실 127분 걸려 예상치↑
악천후 대비 정시성 확보 과제
市 “운행 환경 양호… 문제 없어”
18일 정식 출항하는 서울시의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가 우여곡절 끝에 출발을 알렸지만, 17일 내린 세찬 비로 시승식부터 배가 뜨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서울시는 기습 폭우가 내릴 경우 운항이 일시 중단될 수는 있지만 대중교통으로서의 역할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7일 영등포구 한강버스 여의도 선착장 앞에서 열린 취항식에서 “한강버스의 출항은 ‘한강르네상스’의 정점을 찍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단언컨대 서울시민 삶의 질 향상의 관점에서 한강의 역사는 한강버스 이전과 이후로 확연하게 나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버스는 18일 오전 11시부터 운항을 시작한다. 2023년 3월 사업 계획이 발표된 지 2년6개월여 만이다. 한강버스는 추진 기간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선착장과의 접근성·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나왔고, 선박 건조 등을 이유로 운항 개시 일정이 3차례나 연기되면서 우려를 낳았다. 당초 75분(1시간15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마곡∼잠실 일반노선의 실제 운항 시간이 127분(2시간7분)으로 책정되면서 출퇴근 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야심 찬 출발을 알린 한강버스이지만 정작 이날 취항식 후 예정됐던 시승식은 기습 폭우로 취소됐다. 시 관계자는 “한강 시계(視界)가 좋지 않아 시승식이 취소됐다. 행사 상황인 점을 감안해 조금 더 엄격하게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과 같이 기습 폭우가 내릴 경우에는 한강버스에 탑승 중인 시민의 발이 묶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가 ‘출퇴근 시에도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라는 성격을 강조한 만큼,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정시성 확보가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시는 폭우로 인한 팔당댐 방류량이 3000t 이상일 경우와 결빙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연 최대 20일가량 한강버스의 운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시계 제한으로 인한 운항 중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시에 따르면 한강 시계가 1㎞ 미만으로 떨어져 입출항이 통제되는 경우는 연 4∼5회다.

시 관계자는 “폭우가 내릴 경우 인근 선착장에 승객을 하선시킨 뒤 비가 개면 다시 운항하게 된다”면서 “기상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은 다른 대중교통도 마찬가지로, 한강버스는 (해양 선박에 비해) 운행 환경이 양호한 만큼 대중교통으로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강버스는 마곡∼잠실 구간 7개 선착장, 28.9㎞ 구간을 오간다. 정식운항 초기엔 1시간∼1시간30분 간격으로 하루 14회 운항한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노선(15분 간격)을 포함, 왕복 30회(평일 기준)로 증편 운항 예정이다. 10월 말 이후에는 48회로 확대 운항할 계획이다. 요금은 편도 3000원이다.
오 시장은 “한강버스는 서울이 제안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라며 “시민 여러분의 일상에 완전히 새로운 선택지가 더해지면서 서울에는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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