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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5000명 “기후위기 해결하라”… 국회·정부 응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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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5 17:00:00 수정 : 2022-09-25 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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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고 기후정의 실현을 촉구하는 시민 3만5000명이 24일 서울 도심에 모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벌어진 기후운동 가운데 최대 인원이다. 참가자들은 여전히 더딘 한국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을 비판하며 더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취약계층 보호를 촉구했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국회와 정부가 응답할지 관심이 모인다.

924 기후정의행진 참가자들이 지난 24일 서울시청 인근 세종대로에서 화석 연료와 생명 파괴 체제 종식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주최측은 행진에 3만5000명의 시민이 함께했다고 전했다. 뉴스1

이날 오후 서울 시청과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924기후정의행진’에는 전국 곳곳에서 모인 400여 단체와 주최 측 추산 3만5000명(경찰 추산 1만명)이 ‘기후 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는 슬로건을 걸고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진행했다. 924기후정의행진은 농민, 노동, 여성, 장애인, 동물권, 환경, 종교 등 400여 단체가 주최한 행사다. 이와 같은 행사는 2019년 9월에 종로구 대학로에서 처음 열렸지만 코로나19로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3년 만에 다시 열린 행사는 시민들의 더 높아진 기후감수성을 반영하듯 역대 기후변화 집회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을 기록했다. 

 

황인철 기후정의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정치 이슈로 수만 명이 모인 적은 있지만, 환경 문제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건 그만큼 기후위기에 불안감과 답답함을 느끼며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농민, 노동자 등 각계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고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은 자리였다”고 전했다.

 

집회에 참석한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기후위기 책임자는 국가와 탄소 중독 기업”이라며 “정치는 기후위기 대응에 의도적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은 “블루파워석탄발전소63이 건설 중인 삼척은 수도권에 빚진 것도 없는데 에너지를 대주기 위해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면 아수라의 세상과 마주하고 있다”며 “대통령, 국회의원 모두 지역의 특별한 희생을 통해 대도시의 안락한 삶을 꾸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웃의 고통을 모른채 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924 기후정의행진 참가자들이 지난 24일 서울시청 인근 세종대로에서 기후위기를 경고하며 드러눕는 ‘다이-인(Die-in)’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참가자들은 광화문에서 시청 구간에서 도로 위에 드러눕는 ‘다이-인(die-in)’ 시위로 기후불평등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와 정부는 아직 시민사회와 온도차를 보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15명(의원직 상실 1명 제외) 가운데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의원은 한 명도 없다. 대부분 지역구 행사나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앞서 기후정의행진이나 기후정의주간 관련 글을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올린 경우도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은주 의원(정의당) 두 명에 불과했다.

 

이날 행사뿐 아니라 환경 관련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많지 않다. 지난 7월22일 후반기 국회 원구성이 완료된 이후 환노위원들이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글을 보면 15명 중 8명은 기후변화 법안이나 정책에 관한 언급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2022년 6월 3일자 세계일보 1면 지면.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인터뷰에서 요일까지 언급하며 “12월 2일 금요일 그날부터 반드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한다”고 했지만 제주·세종에서만 우선 시행하고 나머지 지역은 무기한 연기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장관 공식 일정에 관한 글만 SNS에 올리는 한화진 환경부장관 역시 이날 집회에 관한 반응을 올리지 않았다. 한 장관의 가장 최근 글은 23일 발표한 ‘일회용컵 보증금제 축소 시행’에 관한 것이다. 한 장관은 지난 6월 세계일보와의 첫 언론 인터뷰에서 “12월2일 금요일 반드시 시행한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세종시와 제주도에서만 우선 시행하기로 했다.


윤지로·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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