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실언을 해 구설수에 오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재선)이 12일 또 다시 “정말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의원은 맡고 있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직에서도 물러났다. 거듭된 사죄에도 김 의원은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자진 탈당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다시 한 번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자당 의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의 수해 지역에 자원봉사를 나갔다가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한 발언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당일 사과문을 냈다.

회견에서 김 의원은 “저의 경솔한 말로 인해 상처를 받고 분노를 느꼈을 국민들께 평생을 반성하고 속죄하겠다”며 “그 어떤 말로도 제 잘못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거듭 용서를 구했다. 그는 “다만 수해 복구에 나선 국민의힘의 진정성까지 내치지 않아 주시길 국민께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며 “저는 수해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수해 현장에서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이번 일로 당이 저에게 내리는 그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다”며 “제가 가진 유일한 직책인 국회 예결특위 간사직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사력을 다해 하도록 하겠다”며 “정말 죄송하다. 책임을 통감한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답변 없이 자리를 떴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김 의원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참담하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낯을 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윤리위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날 주 위원장은 김 의원의 발언 논란에 대해 ‘장난기’를 언급하며 “큰 줄기를 봐 달라”고 했다가 여론을 악화시킨 바 있다. 주 위원장은 오후엔 취재진에게 “가까운 시간 안에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김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는 결정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거나 의원직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가뜩이나 당이 비상상황인데 윤리위 징계 정도로 마무리하기엔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며 “전례에 비춰볼 때 김 의원이 윤리위에 회부되기 전 선제적으로 탈당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탈당도 약하다”며 의원직 사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 위원장은 이와 관련, “징계 절차를 진행하면서 더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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